전통농업을 첨단 바이오 소재산업으로 체질 개선해 국가산업으로 육성한다. 농산물이 화장품, 의약품 등 다양한 제품에 들어가는 첨단소재로 탈바꿈한다.
2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2018년 시행을 목표로 `농생명소재산업 육성방안`을 마련 중이다. 내년 수립을 완료해 2022년까지 최대 3000억원을 투입한 5개년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농생명소재산업 육성방안은 농산물을 고부가가치 작물로 전환한다는 기존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완제품 생산이 아닌 의약품, 식품, 기능성 미용제품 등에 들어가는 소재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기존 정책은 고부가가치 작물 재배 전환을 지원하거나 농산품을 소재로 활용하더라도 잼이나 장류 등 제한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마련 중인 육성방안은 농산품에 들어있는 유효한 물질을 이용해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등에 활용할 신소재 농업으로의 도약이 목표”라고 말했다.
대표적 육성 분야는 △식품 △의약품 △사료 첨가제 △미생물 소재 네 영역이다. 잼이나 장류는 물론 건강기능식품 등 부가가치를 높이는 먹거리에 들어가는 농산품 소재를 개발한다.
의약품은 최근 부각되는 천연물 소재에 관심을 기울인다. 각종 식물을 의약품, 화장품 등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로 적용한다.
바이오 의약품 대부분은 단백질에서 미생물을 추출해 질병을 치료하는 이로운 물질을 만든다. 화학 의약품에 비해 배양·제조과정이 어렵다. 대안으로 각종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물 이용이 주목받는다. 특용작물이나 꽃 등에서 추출한 이로운 물질을 배양해 의약품이나 기능성 화장품 등을 만든다. 천연 추출물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동물 단백질을 이용하는 것보다 제조 과정이 단순하다.
반려동물, 가축 등 늘어나는 동물시장에도 대응한다. 사료에 들어갈 각종 첨가제를 농산품 소재로 활용한다. 오염물질을 분해하거나 일상생활에 적용되는 미생물 배양 등에 적용한 소재도 식물 기반으로 개발한다.
내년까지 육성방안 수립을 완료하고 이르면 2018년 착수한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가 필요하지만 내부적으로 최대 3000억원 예산 확보를 목표로 한다. 농가나 기업, 지역단위 연구소, 바이오센터 등을 대상으로 4대 영역 농산품 소재 연구개발(R&D), 인프라 등을 지원한다. 레드(의약품)바이오 육성을 위해 정부가 오송, 대구에 구축한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유사한 지역 클러스터도 검토한다.
농산물을 첨단 신소재 산업으로 전환하려면 바이오 기술 확보 병행이 필수다. 재배, 추출, 제제화 등 소재 육성 전 분야에 적용될 바이오 기술은 부족하다. 소재 기능을 집약하고 다른 소재와 시너지를 낼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이정일 아리바이오 대표는 “중국은 중의약 진흥을 위해 한방소재를 바이오와 접목해 특화전략을 마련했다”면서 “과거 농업을 근간으로 했던 우리나라가 소재산업으로 전환해 바이오와 접목한다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