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리뷰]<48>매직리프

융합현실(MR) 분야 스타트업 매직리프(Magic Leap)는 지명도에 비해 제품이나 개발 현황 등은 베일에 싸인 기업이다.

체육관에서 학생들이 특별한 장비 없이 바닥에서 가상의 고래가 튀어 오르는 장면을 보고 있는 동영상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들이 매직리프의 최첨단 기술 역량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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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니 아보비츠 매직리프 창업자겸 CEO

창업자 로니 아보비츠(Rony Abovitz)는 플로리다 마이애미 대학에서 생물의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외과용 로봇 팔 지원 플랫폼을 만드는 의료기기 회사 마코서지컬(MAKO Surgical)을 공동 창업했다. 이후 2010년 매직리프를 창업했다.

매직리프는 2014년 2월 5000만달러 종잣돈을 확보한 데 이어 그 해 10월에는 구글, 퀄컴, KKR 등으로부터 5억4200만달러 규모 2차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2월에는 알리바바 등이 IT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인 7억9350만달러를 투자했다. 알리바바 외에 워너브라더스, 피델리티,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기관 투자자들이 투자컨소시엄에 참여했다. 기업가치는 45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제품을 발표하지도 사업 내용도 거의 공개하지 않은 기업에 이런 관심이 몰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쓰면 체험자가 실제 있는 공간과는 전혀 다른 가상의 현실이 눈앞에 나타난다. 그러나 매직리프 VR는 컴퓨터로 생성한 가상 이미지가 현실 공간에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가상현실이 마치 실제 세계 일부인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융합현실`(MR)이라 부르기도 한다.

매직리프는 가상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연출하는 `포토닉스 라이트필드(Phptonics Light Field)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단말에 탑재된 소형프로젝터가 투명한 렌즈에 빛을 비춰 망막에 닿는 빛의 방향을 조정, 가상의 객체를 현실 세계 물체처럼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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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감을 극대화한 3D 입체 영상을 사용자가 있는 현실 공간에 구현해 사용자가 콘텐츠에 강한 몰입감을 느끼게 한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현실 세계에 컴퓨터그래픽(CG) 처럼 해파리가 떠있는 모습을 만들어낼 수 있다. 사용자는 가상 화면에서 인터넷 서핑을 할 수 있으며, 3D 입체로 만들어진 아이콘을 사용해 스케줄도 관리할 수 있다.

매직리프 증강현실에는 사용자가 인공객체와 실제 객체 간 차이를 느낄 수 없도록 고해상도 3D 이미지를 사용한다. 이미지는 실제 사물을 보는 방식과 유사하게 보이도록 수많은 초소형 프로젝터로 사용자 두 눈에 직접 영상을 투사한다. 눈앞에 보고 있는 게 현실이 아니라는 걸 인식하면서도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기술이다. 영화나 게임,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증강현실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가상현실 이미지 구현 시 실제 이미지와 시간격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기존 가상현실 헤드셋이나 증강현실(AR) 안경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되는 현기증 유발과 같은 증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MR 활용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실감나는 원격의료나 수백㎞ 떨어진 친구와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대화하는 통신기술로 활용될 수 있고 3차원 입체 교육과 게임산업에도 접목될 여지가 크다. 이 같은 미래 성장성 때문에 IT 공룡기업들이 매직리프가 내놓을 제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매직리프는 미 MIT공대 과학기술 전문잡지 `테크놀로지 리뷰`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10가지 신기술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매직리프는 아직 제품 공개시점을 밝히지 않고 있다. 2015년 3월에 서비스 동영상과 5월에 증강현실 앱, 서비스 개발을 위한 개발자키트와 개발자 플랫폼을 개방한 것이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직리프는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컴퍼니 리뷰]<48>매직리프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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