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년에 출시하는 아이폰 신모델 전체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할 계획이었지만 수급 문제로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블룸버그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삼성전자를 포함해 LG디스플레이, 샤프, 재팬디스플레이 등 4개 주요 OLED 생산업체에 OLED 패널 공급을 타진했으나, 이들은 충분한 생산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 애플이 삼성전자와 내년도분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고, 초기 OLED 패널 주문량이 1억개라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수율이 낮은 탓에 애플의 늘어나는 수요를 맞출 만큼 충분한 생산량을 확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에 7500만개 아이폰을 판매했는데, 올 4분기에는 약 9000만대를 출하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하고 있다. 최대 쇼핑 기간인 할러데이 시즌이 있는 4분기는 전통적으로 판매량이 가장 많은 분기다.
애플은 매년 9월에 아이폰 신모델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기술 채택을 널리 홍보하는 관례에 따라 내년 4분기에는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모델들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수급 문제가 드러남에 따라 다른 공급선도 추가로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애플이 접촉한 샤프와 재팬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3개 업체들은 애플 요구에 부응할 수 없는 사정이다.
OLED 패널은 이미 다른 스마트폰 제조회사들이 활용하고 있을 만큼 주목을 받고 있지만 생산 공정이 까다롭다. 관련 기업들이 대량 생산에 어려움이 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있을 정도다.
샤프와 재팬디스플레이는 여전히 OLED 패널의 시험생산 단계에 있으며 2018년에 가서나 대량 생산 체제가 갖춰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이정우 샤프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OLED에 대한 말들이 많지만 나로서는 장래를 확신하지 못한다”고 밝히면서 “우리가 기술 개발에 애써야 하지만 성공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루가 슈지 재팬디스플레이 사장은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OLED와 LCD가 각각 50대 50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우리는 아직 OLED와 LCD 가운데 결정적으로 어느 걸 선택할 수 있는 단계에 와있지 않다”고 말했다.
소형 OLED패널 분야에서는 LG디스플레이도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연초에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우리가 소형 전자장치를 위한 OLED 투자에 늦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전통적으로 복수 공급선을 고집했으나 OLED 패널 만큼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단일 회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OLED 디스플레이 채택도 1개 모델로 한정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