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올해 기업공개(IPO)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상장과 함께 시가총액 30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시장 주도주로 입지를 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대어로 꼽혀온 두산밥캣은 전날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결과 대규모 미달사태를 빚었다.
두산밥캣 청약 경쟁률은 0.29 대 1로 첫날 0.3 대 1에도 못 미쳤다. 일반투자자에게 전체 공모주식의 20%인 600만5636주가 배정됐는데 171만3020주만 소화되면서 30%에 미달했다. 전날 증시가 미국 대선 결과로 인해 패닉에 빠진 탓에 직접 피해를 본 것이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주 청약을 거쳤고 트럼프 당선 이후 안정을 되찾은 날 시장에 상장하는 등 운이 따랐다는 분석이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 일반청약이 저조했던 것은 트럼프 당선 등에 따른 시장 분위기 탓이 큰 것으로 주관사가 미달 물량을 인수하면서 IPO에는 영향이 없다”면서 “트럼프 당선 후 미국 대표 건설장비업체인 CAT(Caterpillar) 주가가 7.7%나 오른 것을 보면 두산밥캣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9일 우리나라 증시가 급락하는 중에도 CAT에 롤러, 아이들러 등을 공급하는 진성티이씨 주가는 3.8% 올랐다. 이 회사 매출 60% 이상이 CAT에서 나온다.
이날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장 초반 공모가 13만6000원을 하회하기도 했지만 씨티그룹 등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시가총액도 9조원을 넘기며 30위권에 자리를 잡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코스피200지수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 조기·특례 편입 이야기가 나온다. 초대형 기업으로 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커 조기 편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조건이 까다로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가 상장 직후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와 MSCI에 조기편입 가능성이 있지만, 코스피200 특례 조기편입을 위해 다소 모자라는 시가총액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수혜주로 꼽힌다.
트럼프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해온 오바마케어 전면폐지를 선언한 상황이고 약가도 자율에 맡기겠다는 입장이어서 바이오·제약주가 주목받고 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