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진출할 유망 화장품 기업을 가리는 경진대회가 다음 달 열린다. 수상 기업은 아마존이 제공한 데이터로 글로벌 시장을 찾을 수 있고, 콜마 같은 제조사의 제품 개선 조언을 받아 한층 성장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뷰티 제품 수출은 물론 VC 투자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다음 달에 화장품 수출 중소·벤처기업 경진대회인 'K-뷰티 크리에이터 챌린지' 예선을 개최한다. 정부는 글로벌 플랫폼, 국내 제조사와 함께 마케팅·컨설팅, 연구개발(R&D), 인증 등을 지원한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아마존, 콜마, 코스맥스 등과 선정 방식, 규모를 놓고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이다.
K-뷰티 크리에이터 챌린지는 중기부가 지난 7월 발표한 K-뷰티 중소·벤처기업 국제 경쟁력 강화 방안 일환으로 마련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했지만 정보나 마케팅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유망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화장품 수출액은 54억달러(약 7조 1700억원)로 중소기업 수출 품목 1위를 차지했다. 수출 화장품 중소기업은 8360개사에 달한다.
이번 경진대회 수상기업은 민관이 보유한 판로개척 역량을 제공받는다. 글로벌 판매기업인 아마존은 국가, 품목, 제품별 선호 데이터 등을 제공해 화장품 중소벤처기업이 적절한 시장 제품을 설정하도록 돕는다. 화장품 제조사인 코스맥스, 콜마 등은 제품 개선 방향을 조언한다.
중기부와 식약처는 인증과 R&D 지원에 초점을 맞춘다. 각 나라가 산업·소비자 보호를 이유로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를 반영했다. 미국은 지난 7월 화장품 규제 현대화법(MoCRA)을 시행하고 수출 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설·제품 등록을 의무화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글로벌 트렌드를 잘 아는 민간 제조·판매기업과 협업한 뷰티산업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경진대회를 안내해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화장품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겠다”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글로벌 K-뷰티 펀드도 조성한다. 모태펀드와 화장품 기업이 출자자(LP)로 참여한 펀드는 뷰티 분야 유망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코스맥스와 콜마는 LP로도 이름을 올렸다.
벤처캐피털(VC) 업계는 전용 펀드 조성으로 뷰티 분야 투자 활성화를 기대했다. 화장품 분야는 VC 업계의 주요 투자처 중 하나다. 메디테라피는 올해 4월 26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인도 시장 K뷰티 플랫폼 8월 125억원의 투자금을 조달했다. K뷰티 제품·서비스에 대한 해외 수요는 꾸준한 만큼, 투자재원 공급으로 VC 투자가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VC업계 관계자는 “뷰티 산업은 시설·운전 자금, 마케팅 비용 등으로 투자금이 많이 필요한 부분이 스타트업 입장에선 걸림돌이었다”라면서 “유망성을 입증한 화장품 기업엔 잇따르는 전용 펀드 결성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