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별요금제 개편안 공개…“산업용 전기요금, 낮에 16.9원↓ 밤엔 5.1원↑”

산업용 봄·가을 주말 낮에는 50% 요금 할인
유예 희망 기업 대상 6개월 준비기간 부여
주택용 히트펌프 적용 요금 기준도 개선
누진제 예외 등 선택권 확대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 수급 구조 변화를 반영해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한다. 낮 시간대 전기요금은 최대 16.9원 낮추고 저녁과 심야 시간대 요금은 최대 5.1원 높이는 방식으로 전력 소비를 낮 시간대로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은 13일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을 공개했다.

이번 개편안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에 따른 전력 공급 구조 변화를 전기요금 가격 신호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낮 시간대에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어 전력 공급 여력이 충분하지만 기존 요금 체계는 대형 화력발전 중심 구조를 기반으로 설계돼 있어 낮 시간 전력 소비를 억제하고 밤 시간 소비를 유도하는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봄·가을철에는 전력 공급 여력이 충분함에도 수요 부족으로 발전 출력이 제한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실제 출력제어 횟수는 2023년 2회에서 2025년 82회로 41배 증가했고 제어량도 0.3기가와트시(GWh)에서 109.4GWh로 급증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낮 시간 전력 소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요금 체계를 조정하기로 했다.

개편안은 전기요금에 따른 수요 조정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산업용 소비자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산업용(을)은 계약전력 300㎾ 이상 기업이 적용받는 요금 체계다.

우선 평일 시간대 구분 기준이 변경된다. 기존에는 낮 시간대인 오전 11시~12시와 오후 1시~3시 구간이 최고요금 시간대였지만 개편 이후에는 중간요금 구간으로 조정된다. 대신 화석연료 발전 가동이 증가하는 저녁 6시~9시 구간이 중간요금에서 최고요금 구간으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낮 시간 전력 사용 부담은 줄어들고 저녁 시간 전력 사용 비용은 높아지게 된다.

요금 단가도 조정된다. 심야 시간대에 적용되는 경부하 요금은 ㎾h당 5.1원 인상된다. 반면 최고요금은 여름과 겨울철 기준 16.9원, 봄·가을철 기준 13.2원 인하돼 평균적으로 약 15.4원 낮아진다.

또 봄과 가을철 주말 및 공휴일 낮 시간대에는 전기요금 할인 제도도 도입된다. 출력제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봄(3~5월)과 가을(9~10월) 주말 낮 11시부터 14시까지 전력 사용에 대해 요금을 50% 할인한다.

이번 개편안은 2030년 12월 31일까지 약 5년간 운영된다. 정부는 산업계의 수요 이전 참여도와 제도 효과 등을 평가해 필요할 경우 연장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또 '플러스 수요관리제도(DR)'와 함께 적용할 경우 기업은 평일 최고요금의 20~30% 수준인 ㎾h당 31~50원 수준의 가격으로 전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기업들이 전력 사용 시간을 조정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정부 분석에 따르면 이번 요금 개편으로 산업용 요금을 적용받는 기업의 약 97%에 해당하는 3만8000여 사업장의 전기요금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적으로는 ㎾h당 약 1.7원 수준의 요금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간 조업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은 평균 2.7원 인하 효과가 예상돼 대기업(1.1원 인하)보다 요금 절감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분석됐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조업하는 기업의 경우 최대 16~18원 수준의 요금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

산업용 요금 개편안은 다음달 16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조업 시간 조정 등에 필요한 준비 기간을 고려해 적용 유예 제도도 함께 마련됐다. 적용 유예를 신청한 기업은 9월 30일까지 약 6개월간 준비 기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번 개편안은 산업용 외에도 일반용과 교육용 등 계절·시간대별 요금이 적용되는 다른 종별에도 일부 적용된다. 이들 요금 종별은 여름철 냉방 수요 등을 고려해 6월 1일부터 적용된다.

정부는 이번 계절·시간대별 요금체계 개편을 통해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이고 전력 수요 관리 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향후 송전 비용과 지역 균형 발전 등을 고려한 '지역별 전기요금' 도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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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 주요 내용. 자료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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