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규제 과정에서 일반주주 보호를 위해 주주동의 필요성과 동의 방식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0일 한국거래소는 학계·법조계 등 전문가와 함께 '중복상장 제도개선 의견수렴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오는 7월 모회사와 자회사를 함께 상장하는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날 발제를 진행한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복상장시 모회사의 일반 주주들의 권익이 훼손되는 문제가 있다”며 “모회사의 주주동의가 있는 경우 중복상장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남 연구위원은 주주동의 방식 중 '소수주주 다수결(MoM)' 방식이 가장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남 연구위원은 “지배주주 의결권을 전원 배제하고 일반주주가 과반 동의하는 MoM과 유사한 형태를 OECD 국가 중 15개국이 도입하고 있어 국제적인 모범 사례로 볼 수 있다”며 “가장 강력한 일반주주 보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형균 차파트너스 본부장은 “전면적인 주주동의 의무화가 필요하다”며 “단, 매출 자산 이익 비중이 10% 미만인 기업이 아닌 기업 가치나 상장 후 시총이 차지하는 비중을 기준으로 예외사항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사회가 결정하고 MoM을 통해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대기업 집단의 광범위한 중복 상장이 없어지지 않으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불가능해 강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왕수봉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복상장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지배주주가 계열회사 상장을 이용해 지배권을 확대, 소유와 지배의 괴리가 커지는 것이 문제”라며 “계열사를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회사 이사회 중심 의사결정이 바람직하다는 시각도 다수 있었다.
김경순 대신증권 본부장은 “이사회 중심으로 진행하되 거래소의 필요성에 따라서 부분적 주주동의를 받는 것이 적절하다”며 “단기적으로 매매차익을 실현하는 시장 구조 특성상 주주들의 임시 주주총회 참여율과 소요되는 비용을 고려했을때 전면적으로 도입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동의는 일종의 보조적 수단으로 거래소에서 종합적인 여러 부분을 고려해 심사 과정에 반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임신권 IMM PE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중복상장 여부에 대해서는 본질적으로 경영상 판단이기 때문에 모회사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것이 맞다”며 “이사회에서 이해 상충 가능성이 있다면 독립위원회 검토를 거치는 방법으로 완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 주주들은 회사 운영 방향 결정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데, 소수 주주에게 막강한 권한을 주게 되면 '책임 없는 권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강녕 키움인베스트먼트 본부장은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중복상장으로 모험 자금을 통해 성장하는 부분이 있어 구분해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현행 상법상 자회사 상장은 모회사 주주총회 결의사항이 아니다”라며 “거래소 규정만으로 사실상 모회사 일반 주주들에게 비토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법 체계상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주주 가치 희석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얼마나 이뤄졌는지는 일반주주가 아닌 거래소의 상장 심사를 통해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