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고성능 인공지능(AI) 태블릿 PC를 이달 출시한다. 세계 최초 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시리즈를 통해 선보인 'AI=모바일 기기' 공식을 재현해 '세계 2위 태블릿 사업자 위치'를 방어에 나선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갤럭시 탭S10 시리즈를 전세계 출시한다. 출시일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삼성전자 인도 법인의 갤럭시 탭 사전 예약 마감일이 25일인 만큼 다음날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시리즈는 전작과 달리 일반 모델을 제외한 플러스 모델과 울트라 두 모델만 나올 예정이다. 대화면과 고성능을 시리즈의 특장점으로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작의 경우 기본 모델은 11인치에 불과한 반면, 플러스와 울트라 모델은 12.4인치, 14.6인치였다. 이번 갤럭시탭S10 울트라 디스플레이는 14.9인치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시리즈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기존 퀄컴의 스냅드래곤에서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9300 플러스(+)로 전환했다. AP는 태블릿PC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그래픽 연산이나 멀티미디어 구동 등을 담당해 '두뇌'라고도 불린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태블릿PC에 퀄컴이 아닌 미디어텍 제품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퀄컴 스냅드래곤 가격 인상의 부담을 느낀 삼성전자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0달러 수준이던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 칩 공급가격이 스냅드래곤8 4세대부터는 250달러 이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갤럭시탭S10시리즈에 탑재될 디멘시티 9300+의 가격은 퀄컴 AP보다 10% 이상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낮지만, 성능은 좋은 편이다. 샘모바일 등 해외 IT 매체에 따르면, 갤럭시 탭 S10 플러스의 CPU 성능은 퀄컴 스냅드래곤 8 3세대 칩이 적용된 갤럭시 탭S9 울트라와 비슷한 성능을 지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탭S10 시리즈를 통해 태블릿 PC 시장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화웨이와 샤오미 등 후발 주자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올해 2분기 전세계 태블릿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680만대다. 이 기간 점유율은 전년 대비 0.9%포인트(P) 줄어든 18.9%를 기록했다. 반면 경쟁사 화웨이는 전년 동기 대비 51% 늘어난 총 250만대를 출하했다. 점유율(7%) 또한 1.5%p 늘리며 시장 3위를 꿰찼다.
삼성전자는 AI 기능인 '갤럭시AI' 기능을 탑재해 AI 스마트폰으로 거둔 승리 공식을 재현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7월 출시한 갤럭시Z폴드6 처럼 대화면을 활용한 스케치 변환이나 수학 문제 풀이, 서클 투 서치 등의 기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는 신규 AI 기능이 추가되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T 매체 샘모바일은 “태블릿 출시 전에 신규 운용체제 '원 UI 7'과 안드로이드 15가 준비되지 않았을 것 같다”면서 “당연히 갤럭시 AI가 제품에 들어가지만, 신규 AI 기능이 들어가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