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업계 "키워서 쓰겠다"..고졸 인재 채용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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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채용이 바이오산업 인력 확보방안으로 주목받는다. 바이오 특성화 고등학교가 늘면서 전문역량을 키운 고졸 인재가 인력 수급 창구로 자리매김한다.

6일 바이오·제약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한미약품, 제넥신 등은 부족한 인력을 해소하기 위해 고졸 채용을 확대한다. 인력부족 현상이 가장 심각한 생산직부터 연구개발(R&D), 영업 등 채용 분야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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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 비교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08년 932억달러(약 102조940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2070억달러(약 228조7000억원)로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시장도 연평균 15% 성장세가 예상된다.

시장 성장에 맞춘 인력 수급은 원활치 못하다.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다. 6월 인천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오 생산설비 증설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인력채용(32.5%), 유지(31%)를 우선 꼽았다. 매년 1만3000명에 가까운 전문대, 대학, 대학원 등을 나온 생명공학 관련 졸업자가 배출되지만 취업률은 40%대에 그친다. 경력직을 중시하는 업계 풍토도 있지만 이론 중심 교육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한다.

인력 부족이 심화되면서 `키워서 쓰겠다`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일찌감치 바이오특성화고 졸업자를 채용해 생산현장에 투입하고, 자체 혹은 교육기관과 협력해 훈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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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 수업 장면(제공: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

전국 바이오마이스터고는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진천), 한국식품마이스터고(부여) 두 군데다. 경북 영천상업고가 마이스터고 지정을 완료해 2018년 개교한다. 두 마이스터고가 연간 배출해 내는 졸업생 수는 총 160여명. 바이오, 식품, 제약 등 분야에 100%에 가까운 취업률을 자랑한다.

마이스터고 장점은 실무형 교육과정이다.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는 유전자 재조합, DNA분석, 세포주관리, 미생물 계대배양, 식품제조 가공공정 등 실습환경을 완벽히 갖췄다. GMP 실무, 바이오분석 기술, 바이오영어 등 기업이 원하는 이론·실무 교육이 체계적이다. 기업체 러브콜도 쇄도해 59개 기업과 산학협력 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에 입사한 졸업자가 9명이다.

이현정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 교사는 “바이오마이스터고 학생들은 최신 설비를 활용해 현장에 필요한 실무교육을 마치고 입사하는 게 큰 장점”이라며 “지난해만 해도 셀트리온을 포함해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대형 바이오·제약사에 다수 입사했다”고 말했다.

한국식품마이스터고도 식품기업을 넘어 동서바이오팜, 진바이오텍 등 강소 바이오기업에 졸업자를 취업시켰다. 천연물 추출 미용, 건강식품 등 바이오 분야가 확대되며 기업 수요도 크다.

기업 만족도도 크다. 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 제넥신은 총 8명의 바이오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채용했다. 단순 생산직이 아니라 대부분 연구소 연구개발 업무를 수행한다. 국내 대학과 석·박사 프로그램을 연계해 성장 기회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바이오 전문기술을 가진 우수 고졸자를 채용해 글로벌 수준 전문 연구 인력으로 양성하는 게 목표”라며 “학사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해 성장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대익 한국식품마이스터고 교사는 “산업체는 생산품목이나 업종이 다양한 만큼 기업 요구에 맞춘 교육 프로그램 마련이 중요하다”면서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면 현장 맞춤형 교육에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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