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朴대통령 檢 날 위에] 시기·방법 등 방식에 촉각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다시 한번 대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그리고 자발적으로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에 따라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최씨 사태 정국 수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갤럽코리아 여론조사에서 박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는 5%대로 떨어졌다. 이 역시 사상 최저치다.
4일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필요하다면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했다. 지난달 25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지 열흘만이다.
박 대통령은 최씨에게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한 청와대 자료가 유출됐다는 것이 확인되자 다음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축소 해명 논란에 휩쌓여 정국은 더 냉랭해졌다. 후속책으로 연이어 청와대 인사교체와 총리 교체에 나섰지만 야당은 맹 비난했다. 정국은 더 꼬였다.
이후 계속해서 국정 농단 증거들이 쏟어져 나오고, 2일 여야 협의없이 김병준 신임 총리를 지명하면서 `불통` 개각으로 야당과 국민들로부터 탄핵과 하야 위협을 받는 상황으로 몰리면서 다시 국민들 앞에 섰다.
그동안 최씨 사건과 관련해 당사자인 대통령이 직접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여당에서는 비박계를 중심으로 박 대통령이 직접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일부이긴 하지만 최씨와 안 수석이 잇따라 긴급체포된 뒤로는 친박계에서도 대통령의 수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 대통령은 이같은 여론을 반영해 직적 조사 받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검찰 조사는 박 대통령의 관여 여부나 정도에 대한 추가 수사 결과에 따라 시기와 방법 등이 결정될 전망이다. 최씨가 비정상적인 경로로 청와대를 드나들었고 청와대 문건을 미리 받아봤다는 점, 그리고 최씨의 정부 인사 개입을 묵인·방조한 부분에 대해 박 대통령은 해명해야 한다.
지난달 25일 박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에서 “최씨에게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며 청와대 문건 유출에 대한 본인의 잘못을 일부 시인하기도 했다.
다만 검찰은 대통령 수사 방식에 대해 언급을 삼가고 있다. 직접 조사가 이뤄질지, 서면 조사로 진행될지에 대해서도 법조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재직 중 형사상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를 `수사는 가능하다`는 쪽으로 해석되지만 현직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을 때의 부작용 등도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최 씨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도 상세히 전했다. 또한 야권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온 김병준 책임총리 내정과 관련해 최순실 파문 수습을 위한 조치였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