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PVC 절반 생산하는 中 휘청…석탄 위축되면서 韓 반사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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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염화비닐(PVC) 가격이 급등했다. 전세계 PVC 생산 절반을 담당하는 중국기업이 주원료로 사용하는 석탄 가격이 최근 가파르게 오르면서다. 낮은 원가를 앞세워 시장을 장악해온 중국 석탄화학산업의 기세가 꺾인 것으로 분석했다. 석유 원료 PVC를 주로 생산하는 우리나라 화학업계는 상당기간 수혜가 예상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연료탄 가격 상승으로 중국내 PVC 가격이 치솟았다. 중국 내 PVC거래 가격은 연초 톤당 4500위안에서 9월 7200위안으로 60% 상승했다. 2012년 이후 최고가다. 생산업체 이익을 가늠하는 PVC스프레드는 올해 상반기 톤당 100달러대에 머물다가 지난달 톤당 480달러까지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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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염화비닐(PVC) 스프레드 가격 추이단위:달러/톤2014년 1월......2016년 9월

PVC는 파이프, 장판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대표적 화학제품이다. 최근 중국내 공격적인 증설로 공급률이 130%를 넘어섰다. 그런데도 가격이 급등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유는 원료인 석탄가격이 이상 급등했기 때문이다.

세계 PVC생산능력은 연간 6100만톤이다. 이 가운데 중국이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48.4%를 생산한다. 세계 PVC 시장 가격을 중국이 결정하는 구조다. 중국 PVC 생산업체는 대부분 석탄을 원료로 한다. 석탄 카바이드 공법으로 PVC를 생산하는 업체 비율이 86%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석탄 가격은 올해초 톤당 50달러에서 최근 70달러를 넘어섰다. 중국 PVC생산가격이 상승하면서 석탄으로 PVC를 생산하는 업체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상위 업체를 제외하면 중국 PVC 제조업체 가동률은 하반기 6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 업체 수혜로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PVC 생산량은 올해 전년 대비 1.6% 줄었다. 2008년 이후 처음 연간 기준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 PVC 수출량은 올해 9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 등 PVC 주요 수요국의 대 중국 PVC수입량이 줄면서 우리 업체 공급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PVC를 생산하는 우리나라 석유화학업체 수익성도 개선흐름을 탔다. PVC를 주로 생산하는 한화케미칼 중국 닝보법인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벌써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60억원을 넘어섰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올해 세계 PVC 증설 목표량 87.5%가 중국에서 발표됐다. 대다수 석탄이 원료라 실현 가능성이 극히 낮다. 세계 수요가 비교적 꾸준해 우리 업계가 증설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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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산업 원료 경쟁에서 석탄이 빠지고 석유, 가스 2파전 구도로 재편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불과 3년전만 하더라도 중국 화학업체 원가 경쟁력이 석유제품인 나프타를 사용하는 우리 업체 대비 30% 이상 높았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중국 정부가 환경보호를 위해 석탄 생산량을 제한하면서 석탄 가격 고공 행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짙다. 중국 정부는 석탄 채굴 일수를 기존 330일에서 276일로 줄이고 2020년까지 석탄 생산설비를 5억톤이나 감축할 계획이다.

박영훈 한화증권 연구원은 “석유, 가스를 원료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우리 화학업계는 최근 저유가와 경쟁원료인 석탄가격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며 “중국 정부가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석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강화하면 할수록 중국 석탄화학산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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