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이사회가 추천한 박영아 현 원장의 연임에 대해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20일 미래부와 KISTEP에 따르면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KISTEP 원장 선임과 관련해 불승인 결정을 하고 이를 공문을 통해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과학기술계 기관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 결정 사항을 인정하지 않고, 불승인 통보함에 따라 기관장 선임을 다시 실시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KISTEP 기관장 선임을 다시 실시해야 하고, 이에 따른 행정적·시간적 낭비가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은 “이사회 의결 사항을 장관이 불승인한 경우는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고, 이는 청와대가 현 원장을 인정하지 않은 결과 때문”이라면서 “이사회 결정 사항을 장관이 번복한 것은 앞으로 이사회는 거수기 역할만 하라는 신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KISTEP 이사회는 지난 9월 28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투표 결과 박영아 현 KISTEP 원장을 선임했다. 이사회에서 미래부 장관에게 원장 승인 요청을 보낸 지 20일이 지난 후 불승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김 의원은 “불승인 결정은 청와대에서 차기 원장으로 내정한 이인선 전 대구 수성구을 새누리당 국회의원 후보가 원장으로 결정되지 못한 데 따른 보복 성격이 강하다”면서 “과학기술계 기관장 선임에 청와대 간섭이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그는 “순수 R&D 연구와 미래 성장동력을 고민해야 하는 과학기술 분야에 지나친 정치 논리가 개입하면 국가의 운명이 어두워질 뿐”이라면서 “과학기술계 스스로 훌륭한 인사를 선임하도록 자율성과 책임성을 부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정부의 과기계 기관장에 대한 인사 개입 사례는 7월말 김선옥 신임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장 내정자 불인정, 7월 22일 정민근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중도사퇴, 9월 1일 김승환 한국창의재단 이사장 중도 사퇴 종용 등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