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우주굴기 앞세워 과학·통신도 업그레이드

중국의 우주 굴기가 거침이 없다. 우주 개척 분야뿐만 아니라 과학과 통신 분야에서 우주기술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지난달 25일에는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관톈쥐옌(觀天巨眼:하늘을 보는 거대한 눈. 약칭 톈옌)`을 정식 가동했다.

직경 500m의 이 망원경은 축구장 30개를 합한 25만㎡ 면적에 총 46만개의 반사 디스크로 덮였다. 지름 300m 규모의 미국 아레시보 천문대 망원경보다 두 배 정도 크고 수신 감도도 2.25배 높다.

1993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조지프 테일러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 망원경이 과학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열정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 “세계 과학계에서 중국이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중국은 이 전파망원경을 우주과학 연구 외에 국방건설, 국가안보 등 측면에서도 두루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994년 장소 선정 작업을 시작해 18년 동안 12억위안(약 2040억원)을 투입, 톈옌을 완성했다.

독자 인공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구축도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이미 베이더우(北斗)라는 독자 GPS 인공위성을 쏴 올려서 태평양 상공의 모든 이동 물체를 파악하고 있다. 2016년 6월 기준 중국은 베이더우 위성 23기 발사를 모두 성공시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위치 확인, 내비게이션, 통신 서비스 능력을 갖췄다. 2020년까지 총 35개 위성으로 이뤄진 베이더우 위성항법시스템을 구축, 관련 산업을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베이더우 인공위성으로 중국은 군사 부문에서 더 이상 미국의 GPS에 의존하지 않고도 최첨단 무기 체계와 미사일 운용이 가능해졌다.

양자통신 위성도 미국보다 먼저 쏘아 올렸다. 지난 8월 중국은 도·감청이 불가능한 양자통신위성 `모쯔(墨子)`호를 세계 최초로 발사했다. 이 위성은 앞으로 2년 동안 우주-지상 간 양자통신을 실험할 예정이다. 양자통신은 양자 기술로 생성한 암호 키를 송신과 수신 양측에 안전하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중간에 도청이 있어도 암호 키 자체가 손상돼 내용을 알 수 없게 하는 통신 기술로, 도·감청을 원천 차단한다. 금융 및 개인 신용 정보가 오가는 금융망 등의 보안 체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