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감]일정 3분의1 허송하고 `정상화 휴전`…나흘 연장 합의

새누리당이 `국감 회군`을 택했지만, 시한폭탄은 곳곳에 남았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으며, 운영위원회 우병우 수석 국감도 마침표가 찍히지 않았다. 여야가 함께 국감에 임하지만, 서로를 보는 눈에는 날이 섰다. 20대 국회 첫 국감 3분의1을 `허송`한 여야가 국감 기간을 나흘 연장하기로 했지만, 그것으로 민생·정책 국감을 다 채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국회는 12개 상임위원회에서 국정감사 일정을 일제히 재개한다. 앞서 파행됐던 일정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여야는 오는 19일까지 상임위별 간사 협의로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굵직한 중요 기관들이 몰려있는 국감 초반 일주일을 허투루 보낸 데 따른 보완책이다.

국감이 정상화되자 마자 야권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문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등에 대해 총공세를 벼르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 중인 출연연 관련 연구개발(R&D) 개혁안, 자원개발공기업 개편안 등이 철저한 점검 대상이다.

특히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을 상대로 한 교문위 국감에서 K스포츠재단이 섭외한 태권도팀의 박근혜 대통령 순방 동행과 관련 특혜 의혹, 통합체육회 회장 선거 문체부 개입 문제 등을 집중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정무위원회에서는 산업은행 등을 상대로 지난달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의 연장 선상에서 대우조선해양 부실화 문제에 대한 국책은행 책임관리 소홀 문제가 재차 다뤄질 전망이다.

파행을 겪었던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4일부터 이틀간 KAIST에서 한국연구재단, 한국과학창의재단,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50개 미래부 산하기관과 출연연에 대한 국감이 진행된다. 출연연 정년연장 문제와 과학기술 홀대, 한국과학기술정책원 설립 논란, 한국형 발사체 개발 지연, 출연연 R&D 혁신안 등이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는 해외 자원개발 부실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른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주요 자원개발공기업과 함께 대한석탄공사 등 기관 폐지를 앞둔 곳들이 국감 대상이다. 지난 2년간 국감 단골 메뉴였고, 특위까지 구성해 논의했던 이슈지만 아직까지 부실자산 청산이 완료되지 않았고 책임론까지 계속 거론 중이어서 설전이 오갈 전망이다. 정부 자원개발공기업 개편안 이행 상황 점검도 이뤄진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문제에다 가습기 살균제 물질이 포함된 치약 등 생활용품 함유 문제가 집중 추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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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국감 국면에 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한 정세균 국회 의장에 대해 철저한 책임을 묻는 일도 병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야 대치가 일주일 만에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사실상 일시적 `휴전` 성격이 짙다. 새누리당이 단식과 국감 보이콧이라는 방식만 철회했을 뿐 또 다른 형태의 대야 공격을 이어갈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번 여야 갈등에서 여당이 사실상 득보다 실이 많았기 때문에 남은 국감기간 동안 보상받기 위해 야권을 겨냥해 날선 공격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여야 정쟁 판이 국감장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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