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에서 신조어로 자리 잡은 `헬조선`,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일어난 `트럼프 열풍`. 두 이례적인 현상은 여러 복합적 원인으로 발생했지만 나름 공통점이 있다. 바로 중산층 몰락에서 비롯된 불만이 표출됐다는 점이다.
미국 중산층 몰락은 심각성이 제기된 지 오래다. 미 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5월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00~2014년 사이 미국 229개 대도시 가운데 90%에 달하는 203곳에서 중산층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 중산층 몰락 배경을 글로벌화, 기술 발전, 노조 약화 등 복합적 원인에 따라 수입 차별화가 심화된 것에서 찾았다. 미국 제조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일자리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디트로이트를 비롯해 제조업이 강했던 도시 가계 수입이 크게 줄었다.
올해 미국 대선 경쟁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예상을 깨고 공화당 후보로 선출된 것을 중산층 몰락과 연관 지어 해석하는 의견이 많다. 미국 중산층이 불만을 표출하면서 엉뚱하지만 급진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트럼프에게 몰렸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중산층 붕괴 조짐이 나타난다. 통계청과 동부증권에 따르면 국내 중산층 비중은 1990년대 70%를 넘었으나 지난해 67%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저소득층은 8%에서 14%로 늘어났다.
국내 중산층 감소 원인도 복합적이다. 제조업 경기가 예년만 못하다. 수출 부진이 장기화됐다. 집 값, 교육비 상승 등 한국만의 고질적 문제로 인해 중산층 경제 여건은 갈수록 악화됐다.
여기에 청년 실업과 정치권에 대한 불신 등이 더해지며 `헬조선`이 시대를 표현하는 상징적 단어로 부상했다. 급기야 얼마 전에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자기비하와 비관은 변화와 발전 동력이 될 수 없다”며 헬조선 현상에 우려를 표했지만 정부와 국민 사이에 체감온도 차이만 확인한 셈이 됐다.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