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CEO]이준노 카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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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노 카닥 대표는 계절 날씨 변화를 예측하기보다는 오늘과 내일 날씨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멀리 내다보고 맞춰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 시점에서 성장세를 이어 가면 결국 큰 그림이 완성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카닥은 2012년 말 다음 사내벤처로 출발한 자동차 외장수리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 업체다. 2014년 초 다음에서 독립한 뒤 지난해 8월 카카오 투자 전문회사 케이벤처그룹에 인수됐다. 이 대표는 “아무래도 단순히 카닥보다는 `카카오 패밀리`로서 카닥을 소개하면 현장 영업이 훨씬 수월하다”고 말했다.

카닥은 상반기에 누적 견적요청액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내부 성장 지표도 최근 매월 10% 향상되는 추세다. 기존의 외장수리에 이어 워시(차량 리뉴얼), 경정비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이 대표는 “관련 업체 인수합병(M&A)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라는 큰 기업의 우산 아래로 들어왔지만 이 대표의 스타트업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는 “(사업 확대 규모를) 견딜 수 있는 한 직원 수를 20명(현 19명) 아래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단지 유비비용 때문이 아니다. 이 대표는 “직원이 20명을 넘으면 조직을 나누고, 별도의 소통 채널과 보고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스타트업으로서 강점이 약해진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방침은 이 대표의 또 다른 창업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과거 다니던 회사에서 인터넷서비스 측정업체를 창업했다. 1999년 4명이던 직원이 닷컴 열풍을 타고 이듬해 36명으로 늘었다. 이후 거품이 꺼지자 6~7명으로 급감했다. 이 대표는 “당시 갑자기 직원이 늘어나니 관리 문제를 겪었다”고 회고했다.

이 대표가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로서 세운 또 하나의 철학은 미래가 아닌 지금 성장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장기 비전을 내세우는 보통의 CEO와 다르다. 그는 “스타트업은 무엇보다 성장이 중요하다”면서 “멀리 바라보기보다는 월 단위 성장에 주목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큰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며 웃었다.

이 대표는 고객만족(CS) 부문도 여느 기업과 다르게 운영한다. CS 조직을 독립된 칸막이 형태로 운영하는 대기업과 달리 사실상 모든 구성원을 CS 조직화했다. 이 대표는 “CS 문제는 대부분 담당자가 고객 불만을 해소해 주지 못할 때 발생한다”면서 “고객 불만을 접수한 직원이 스스로 판단, 집행할 수 있도록 많은 권한을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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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