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와 부여의 `스마트팜` 사업의 공통점은 국내 처음 시도되는 사물인터넷(IoT) 상용 사례라는 것이다. 부산 해운대구 일원에 IoT 기술을 녹여내는 스마트시티 사업은 시민들에게 방범·교통·관광 편리함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스마트팜은 일조량·온도·습도 등을 측정·분석해 농작물이 자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두 사업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면 상용화 뒷단에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모두 IoT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IoT 플랫폼은 각종 기기와 센서 등의 사물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데이터 수집 및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 일종이다. IoT를 가능케 하는 근간에 바로 플랫폼이 있는 것이다.

전자부품연구원(원장 박청원·이하 KETI)이 개발한 IoT 플랫폼 `모비우스`가 국내외 IoT 서비스에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4차 산업혁명 기술로 꼽히는 IoT를 눈앞에 현실화하고, IoT 시대를 앞당기는 중추로 부상할 조짐을 보여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ETI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월 모비우스를 첫 공개한 이후 부산 스마트시티 사업과 부여 스마트팜 외에도 SKT의 `씽플러그(ThingPlug)`, SK주식회사C&C `스마트팩토리(중국)` 등에 상용화됐다. 또 이름을 밝히지 않은 국내 대기업 제조 공장에도 모비우스가 접목됐다. 공개 1년을 조금 지난 현재까지 모비우스 기반으로 플랫폼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은 수십 곳에 이른다. 국내외 가장 많고 빠른 사례라는 평가다.

이형수 KETI 본부장은 “전 세계 다양한 IoT 플랫폼이 개발되고 있지만 플랫폼을 실제 서비스로 상용화하는 활용 측면에서는 현재 우리나라가 가장 활발하다”고 말했다.

모비우스는 정부과제를 통해 개발된 플랫폼이다. 글로벌 IoT 표준인 `oneM2M`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oneM2M은 IoT 분야 글로벌 표준을 개발하기 위해 세계 주요국 표준제정기관과 연구소, 기업 등 200여 곳이 모인 단체 이름이다. 여기서 논의된 규격을 토대로 KETI가 만든 것이 모비우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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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TI 모비우스 개념도(제공: KETI).

모비우스 플랫폼이 여러 기업과 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는 건 오픈소스인 데다 높은 호환성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으로 꼽힌다.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어 IoT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데 유리하다. 플랫폼에 대한 걱정 없이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하면 되기 때문이다. 호환성이 높은 건 여러 다른 IoT 기술과도 연결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 해외시장 진출에 용이, 각광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KETI에 따르면 2014년 12월 세계 최초로 oneM2M 기반 국외 플랫폼과 상호 연동에 성공했다. 지난해 6월에는 구글 네스트(Nest) 등 비표준 IoT 플랫폼과도 호환성을 입증했다. 또 유럽을 대표하는 IoT 플랫폼 파이웨어(FI-WARE)와도 호환 기술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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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015년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 본부에서 열린 `oneM2M` 행사에서 열린 IoT 연동 시연 모습. 윤재석 KETI 박사(오른쪽)가 세계 최초로 한국과 유럽 IoT 플랫폼 간 연동을 선보였다(제공: KETI).

이에 따라 모비우스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 확장에 성공, 산업계의 실질적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지다. 플랫폼은 IoT 산업의 핵심이다. 플랫폼 영향력이 클수록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KETI는 모비우스를 활용한 사업화를 국내외 확산시켜 국제 표준화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오픈소스 연합체를 통해 모비우스를 보급하고, 개발자 커뮤니티와 포럼을 운영해 네트워킹도 강화할 방침이다. KETI 판교센터에 오픈랩을 개설, IoT 디바이스와 서비스를 테스트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 중이다.


이윤덕 성균관대학교 교수(IoT 실증사업 추진단장)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개방형 IoT의 핵심은 플랫폼에 있다”며 “우리 중소·중견기업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업화로 연계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모비우스를 발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