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떠오른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상용화 개발 프로젝트에 첫발을 내디뎠다. 마이크로 LED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이은 `꿈의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기술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성장동력 장비 경쟁력 강화 사업의 하나로 마이크로 LED칩 및 어레이 이송용 `트랜스퍼 프린팅` 장비 개발에 착수했다.
산업부는 지난 6월 사업 공고를 내고 최근 주관사업자로 루멘스를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3년 동안 35억원 예산이 투입된다. 올해 8억5000만원이 책정됐다.
트랜스퍼 프린팅 장비는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LED칩을 필요한 만큼 집어내 원하는 위치에 배치하는 기기다.
마이크로 LED는 길이가 30마이크로미터(1㎛=0.001㎜)에 불과하다. 현재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LED칩(약 300㎛)보다 길이는 10분의 1, 면적은 100분의 1 정도로 미세하다.
이 때문에 웨이퍼 상에서 칩을 분리하는 것조차 쉽지 않고 패키징(기판 부착 및 전극 연결)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현재 LED칩과 같이 생산하려면 산술상으로만 따져도 100배 빠른 장비를 개발하거나 장비 100대를 추가해야 한다.
트랜스퍼 프린팅 장비는 마이크로 LED의 생산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칩을 하나씩 픽업하지 않고 100개나 1000개를 한꺼번에 떼어내 시간을 단축하는 개념이다.
여기에 직사각형이나 원형 등 여러 형태로 LED칩을 분리하는 것도 가능, 다양한 디자인의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마이크로 LED 자체는 사각형이지만 워낙 작기 때문에 여러 개를 모으면 원형을 구현할 수 있다.
정탁 한국광기술원 박사는 “칩을 얼마나 많이 빠르게 원하는 위치에 놓을 수 있느냐가 마이크로 LED 양산의 중요 과제였다”면서 “장비 개발이 성공되면 마이크로 LED 양산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기술 측면 외에도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마이크로 LED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 LED는 크기가 작아 칩 자체가 곧 디스플레이 픽셀(화소)이 된다. 여기에 자체 발광으로 적녹청(RGB) 삼색을 표현할 수 있다. 이는 곧 백라이트가 필요 없고, 더 높은 해상도를 지원한다는 의미다. OLED 역시 자체 발광하지만 LED보다 수명이 낮고, 전력 소비량이 많다. 마이크로 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주목받는 이유다.
이 같은 특성으로 소니와 애플이 적극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핵심 양산 장비가 국내에서 개발되는 것이어서 우리나라에서도 마이크로 LED 산업이 개화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과 LG가 마이크로 LED를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LED)는 화합물 반도체의 특성을 이용, 전기에너지를 빛에너지로 전환한다. 마이크로 LED는 100㎛ 이하의 초소형 LED로, 저전력화·소형화·경량화가 필요한 광응용 분야에 쓰인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