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변동식, CJ헬로비전 그리고 케이블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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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식 CJ주식회사 총괄부사장이 CJ헬로비전 대표로 복귀한다는 소식에 불현듯 양휘부 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의 발언이 떠올랐다.

지난해 3월 임기 만료로 퇴진을 앞두고 협회장 임기 3년 동안 소회를 털어 놓던 양 전 회장은 “변동식 같은 사람이 케이블TV에 한 명만 더 있었더라면”이라고 말했다.

변 대표의 열정과 의지가 남달랐다는 뜻이자 다른 케이블TV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주 만난 전직 고위관료 출신 인사도 변 대표에 대한 양 회장의 평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공감했다.

변 대표는 옛 데이콤을 시작으로 하나로텔레콤, CJ헬로비전을 거치며 이론과 현장 경험을 겸비한 방송통신 전문가다.

명쾌한 논리, 과감한 결단력, 강력한 추진력은 그의 최대 장점이다. 저녁 식사 이후 손님에게 본인 차량을 내줄 정도로 친화력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그런 그가 케이블TV CJ헬로비전으로 돌아왔다. 3년 만이다.

그는 지난 2010년 6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CJ헬로비전 CEO로 재임하며 기업공개(IPO)와 알뜰폰(MVNO) 사업 진출에 이어 OTT 서비스 `티빙`을 출시했다.

안팎의 우려가 있었지만 변화해야 한다는 남다른 사명감과 특유의 자신감으로 밀어붙였다. 이후 다른 케이블TV가 잇따라 알뜰폰과 OTT 대열에 동참했다.

CJ헬로비전으로 복귀한 변 대표가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SK텔레콤과의 합병 불발 이후 흐트러진 CJ헬로비전 조직 재정비 등 경영 정상화가 급선무다. 새로운 전략과 비전 수립도 당면 과제다. CJ헬로비전 임직원들의 자존심을 되살리고 도전의식과 신바람을 창출해야 한다.

케이블TV 1위 기업 CEO로서 역할도 간과할 수 없다. 그동안 케이블TV 구심점 역할을 할 인물이 없었다는 평가는 변 대표에게 부담일 수 있다.

다행스러운 건 케이블TV 전체가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비대위를 발족한 상태다. 자사 이기주의에 매몰돼 있던 케이블TV가 모처럼 의기투합한 것이다.

변 대표가 케이블TV 구심점 역할을 하기엔 역설적이지만 전례없이 좋은 조건이다.

하지만 못마땅해 하는 시선도 있다. 음해인지 몰라도 독불장군으로서 타협이 불가능한 독단 스타일이라는 평가도 있다. 변 대표가 소통과 공감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CJ헬로비전은 물론 케이블TV 전체가 전환기에 서 있다. 패배주의와 무기력증이 심각하다.

변 대표에게 기대를 거는 건 CJ헬로비전 임직원만이 아니다. CJ헬로비전의 신바람이 케이블TV 전체의 희망과 비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그가 케이블TV 현안을 쾌도난마로 풀어갈 수는 없다. 이는 케이블TV 전체의 몫이다. 하지만 변 대표가 앞장서고 케이블TV 전체가 추스른다면 얽힌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 가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래야 다시 뛰는 케이블TV를 만들 수 있다. 케이블TV 전체가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평범한 문구를 비범한 심정으로 실천해야 가능한 일이다.


김원배 통신방송부 데스크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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