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게임사가 셧다운제에 막혀 한국에 후속작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셧다운제 완화·폐지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워게이밍은 자사 게임 `월드오브워쉽`을 당분간 한국에 출시하지 않을 계획이다. 워게이밍은 `월드오브탱크`를 만들고 서비스하는 회사다. 월드오브탱크는 세계 시장에서 회원 수 1억1000만명, 중국을 제외한 동시 접속자수 128만명을 보유했다. 게임은 한국에서도 서비스하고 있다. 월드오브워쉽은 월드오브탱크 후속작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해전을 배경으로 한 전략게임이다.
워게이밍은 월드오브워쉽 서비스를 앞두고 한국 시장에 공을 들였다. 2차 세계대전을 재현하고 일본 함대에 욱일승천기 등을 표현했지만 한국 지사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를 삭제했다.
한국 출시를 앞두고 국내에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전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최근까지 정식 출시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 이미 지난해 9월 글로벌 시장에 게임을 출시한 것과 대조된다. 1년 가까이 서비스가 미뤄지면서 사실상 출시가 무산된 상황이다.
워게이밍이 한국에 월드오브워쉽을 출시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셧다운제`다. 전체이용가 등급인 이 게임은 한국에 정식 서비스를 하려면 심야 시간에 청소년 이용자를 차단해야 한다.
셧다운제 적용을 위해 별도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글로벌 서비스를 추진하는 본사 차원에서 이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비영어권에다 시장성도 최상위권이 아닌 한국이 현지 규제 때문에 글로벌 출시에서 후순위로 밀렸다는 분석이다.
워게이밍은 월드오브워십을 독립국가연합(CIS), 유럽, 북미, 아시아(한국 제외)에 서비스되고 있다. 이미 이들 지역 운영과 신규 오픈 지역 대응만으로도 개발진 등 회사 역량을 모두 투입하고 있다.
워게이밍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출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셧다운제 같은 한국에만 있는 규제 때문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게임업체 한 대표는 “월드오브워쉽 사례를 역으로 해석하면 국내 업체는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 단계부터 셧다운제라는 짐을 하나 더 진 셈”이라면서 “세계 시장 진출이 시급한 시기에 효과가 없는 규제는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