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상반기 장비기업, 디스플레이 투자가 실적 갈랐다

올해 2분기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기업 실적은 국내외 대규모 디스플레이 투자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중국 설비 투자에 활발하게 참여한 에스에프에이(SFA)가 자회사의 반도체 사업 성과까지 더해지면서 지난 상반기 장비 시장 1위로 올라섰다. 1분기 매출 4위이던 케이씨텍은 상반기에 큰 폭의 성장률을 달성, 매출 기준 3위를 기록했다. 동아엘텍은 자회사 선익시스템이 OLED 유기물 증착장비 공급을 시작하면서 새롭게 장비기업 10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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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전자신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계 상위 10개 기업을 중심으로 지난 2분기와 누적 상반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특히 국내와 중국에서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가 활발, 이 분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기업들의 성적이 눈길을 끌었다.

에스에프에이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사업 모두 고르게 성장, 세메스를 누르고 상반기 1위에 올라섰다. 연결기준 누적 상반기 매출 4846억원, 영업이익 243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설비 투자에 적극 참여, 성과를 거뒀다. OLED용 증착·봉지장비를 비롯해 물류 자동화 장비를 공급했다. 업계에서는 에스에프에이가 오는 3분기에 더 큰 규모의 사업을 수주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사업은 자회사 SFA반도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지난 2분기에 흑자 전환하면서 전체 실적이 성장했다. 당초 하반기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으나 내실을 다지기 위한 원가 절감 및 삼성전자 물량 증가 등으로 2분기 영업이익 26억원을 달성, 상반기 누적 손실이 12억원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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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가 SID 2016에서 공개한 세계 최고 해상도의 5.7인치 QHD(2560x1440) 플렉시블 AMOLED. 두께가 0.3mm에 불과하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설비 투자에 참여한 장비 기업들도 1분기 대비 실적이 상승했다. AP시스템과 HB테크놀러지는 상반기 순위가 1분기보다 증가했다.

AP시스템은 상반기 매출 1480억원, 영업손실 4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1분기에 63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2분기에 18억원 흑자, 손실 폭을 줄였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34.8% 성장했다. 하반기에는 수주 사업이 반영될 예정이어서 상반기보다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세메스는 상반기 매출 3014억원, 영업손실 76억원으로 상반기보다 실적이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1분기 97억원이 발생했지만 2분기에 소폭 흑자를 내면서 손실 폭이 줄었다. 반도체용 세정·식각 장비와 물류장비 등 반도체 장비 매출이 59.45%, 디스플레이 장비 매출이 16.57% 비중을 각각 차지했다.

케이씨텍은 매출 1834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반도체 시장에서 3D 낸드플래시 설비 투자가 증가해 반도체연마(CMP) 장비와 슬러리 소재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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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6일 경북 구미사업장(E5)에서 POLED 장비반입식을 개최했다. 핵심장비를 공장안으로 반입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2분기에는 LG디스플레이가 OLED 투자를 집행하면서 관련 장비 기업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1분기 SK하이닉스 투자에 힘입어 원자층증착(ALD) 장비 중심으로 성장했으나 2분기 들어 LG디스플레이에 OLED 봉지장비를 공급,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38억원, 173억원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분기에 증가했다. 순위는 9위에서 6위로 상승했다.

디스플레이용 검사 장비를 비롯한 후공정 장비를 공급하는 동아엘텍은 OLED 유기물 증착장비를 공급하는 자회사 선익시스템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선익시스템이 LG디스플레이에 OLED 증착장비를 공급함으로써 2분기 매출 606억원, 영업이익 109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동아엘텍은 상반기 매출 981억원, 영업이익 152억원으로 10위에 새롭게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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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장비 매출 비중이 큰 기업은 2분기에 눈에 띄는 성장 기회를 잡지 못했다. 원익IPS는 2분기에 이렇다 할 반도체 장비 신규 수주가 없어 3분기엔 3D 낸드 증설투자를 중심으로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은 플렉시블 OLED 투자에 참여했지만 수주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 525억원, 영업이익 37억원으로 누적 상반기 매출 1446억원 및 영업이익 230억원을 각각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순위는 1분기 2위에서 5위로 하락했다.

이오테크닉스는 메모리반도체 투자 부진으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상반기 누적 568억원, 영업이익 5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3D 낸드 증설 투자, 국내와 중국의 플렉시블 OLED 투자, 중국의 LCD 설비 투자가 장비 업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가 A3 증설 투자에 돌입, 연말부터 추가 장비 발주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 패널 제조사들도 플렉시블 OLED 투자를 준비하고 있어 국내 장비 기업의 잠재 성장 가능성이 농후하다.

표. 2016년 상반기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기업 실적(연결기준)

[이슈분석] 상반기 장비기업, 디스플레이 투자가 실적 갈랐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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