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소재 일렉포일 공급…‘모델3’부터 적용 가능성
일진머티리얼즈가 테슬라 전기자동차에 이차전지 핵심 소재 일렉포일을 공급한다. 일렉포일은 황산구리용액을 전기분해해 만드는 얇은 구리 박(箔)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는 최근 미국 테슬라와 일본 파나소닉으로부터 일렉포일 `기술 승인`을 받았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일렉포일이 테슬라 전기차에 들어갈 이차전지 소재 공급 자격을 획득한 것이다.
납품 시기와 적용 대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테슬라가 보급형 전기차 `모델3`를 내년 말 출시를 위해 양산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공급이 예상된다. 모델3부터 일진머티리얼즈 소재가 적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진머티리얼즈가 테슬라에 일렉포일을 공급하는 건 처음이다. 테슬라 전기차에는 그동안 일본 닛폰덴카이 제품이 독점 사용돼 왔다. 일진머티리얼즈가 공급사로 추가된 건 그만큼 많은 양의 소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테슬라 모델3는 예약 주문만 37만대에 육박하는 인기 차종이다. 테슬라와 파나소닉은 이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미국 네바다주에 대규모 이차전지 공장(기가팩토리)을 짓고 있다. 배터리가 증가하는 만큼 소재 증량도 요구된다. 테슬라와 파나소닉은 이 때문에 지난 5월 LS엠트론을 일렉포일 공급사로 추가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테슬라 승인으로 일렉포일 사업을 확대할 기회를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에 이어 미국 진출에도 성공했기 때문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해 중국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를 신규 고객사로 확보하며 톡톡한 효과를 봤다. BYD가 중국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면서 일렉포일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실제로 일진머티리얼즈는 중국 수요 증가에 맞춰 이차전지용 일렉포일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BYD에 이어 테슬라까지 주문이 본격화되면 공급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짙고 효과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차종이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스마트폰 1대에 들어가는 일렉포일은 3g 정도에 불과한 반면에 전기차에는 15kg이 사용, 규모 자체가 상당하다. 테슬라에 일렉포일을 공급하는 복수 회사들 가운데 일진머티리얼즈가 얼마나 많은 물량을 수주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일렉포일은 주로 이차전지와 인쇄회로기판(PCB)에 쓰인다. 이차전지에서는 음극집전체 역할을 한다. 최대한 얇고 균일한 표면을 가지면서 전기 특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개발에 착수한 1984년부터 1997년까지 2만회가 넘는 시행착오 끝에 독자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일진 일렉포일 제조 기술은 1999년 `20세기 대한민국 100대 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테슬라 승인 및 공급과 관련해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