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자동차에 들어갈 이차전지 핵심 소재가 우리나라에서 생산된다. 파격적인 가격대의 전기차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테슬라 효과가 국내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스미토모화학은 내년 대구에서 생산할 분리막을 미국 테슬라모터스에 전량 공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리막은 테슬라가 파나소닉과 손잡고 미국 네바다 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에 납품된다.
분리막 생산과 수출은 대구 성서5차단지에 위치한 SSLM에서 이뤄진다. SSLM은 스미토모의 자회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약 1000억원을 투입해 2017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7000만㎡ 규모 분리막 공장을 짓고 있다.
SSLM이 테슬라의 핵심 소재 공급 기지로 떠오른 건 이례적이다. SSLM에서 생산된 분리막은 테슬라 전기차 `모델3`에 본격 적용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모델3는 2017년 말 출시될 테슬라 보급형 전기차다. 가격이 기존 전기차의 반값(3만5000달러)으로 책정돼 사전 주문 예약만 40만대가 넘는 등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낳고 있다.
SSLM은 지난 2011년 삼성전자와 스미토모가 합작, 설립했다. 초기 전기차 배터리와는 무관한 발광다이오드(LED) 시장을 겨냥해 출범했다.
LED 시장 악화로 삼성전자는 2013년 지분을 매각했고, 현재는 스미토모 100% 자회사로 남아 있다.
스미토모는 한국 내 인프라를 주목하고 SSLM을 전기차용 분리막 생산기지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 등 생산 기반이 갖춰져 있는데다 자동차 부품 관세를 철폐한 FTA 때문에 한국 생산을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분리막을 자동차 부품으로 수출, 관세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SSLM을 생산 기지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한국 투자는 또 테슬라-파나소닉-스미토모 3사의 전략적 협력 관계도 배경에 두고 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에 배터리를 독점 공급 중이다. 파나소닉은 테슬라 성장 가능성을 보고 테슬라 기가팩토리 공장 건설에도 참여했다.
스미토모는 파나소닉 분리막 독점 공급 업체다. 스미토모 역시 분리막에 대한 수요 확대를 예상, 일본에서만 생산하던 분리막을 한국으로 넓혔다. SSLM은 스미토모 해외 첫 분리막 생산 기지다.
LED 시황 악화로 고전하던 SSLM은 신규 사업으로 성장 기회를 잡게 됐다. 테슬라라는 전기차 대표 주자를 고객사로 확보해 발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SSLM은 공장 가동에 맞춰 100여명을 신규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분리막은 리튬이온 전지 양극과 음극을 절연하는 핵심 소재다. 분리막은 폭발, 발화를 막는 등 전지 안전성과 성능을 좌우한다. 양극활물질, 음극활물질, 전해액과 함께 이차전지 4대 소재로 꼽힌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