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동박 업계, 배터리용 제품에 `올인`…가격 경쟁 피해 고부가 제품에 집중

국내 동박(Copper Foil) 업계가 이차전지용 동박 중심으로 생산 체계를 개편한다. 이차전지용 동박 생산 비중을 높이는가 하면 인쇄회로기판(PCB)용 동박 사업을 완전히 접는 사례도 나왔다. 중국산 공세로 저가 경쟁이 우려되는 PCB용 시장에서 탈피해 기술 경쟁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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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엠트론 전지용 동박

15일 업계에 따르면 LS엠트론(대표 이광원)은 최근 PCB용 동박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기존에 PCB용 동박과 전지용 동박을 모두 생산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LS엠트론 CF(Copper Foil)사업부는 전지용 동박 사업에만 집중하게 된다. PCB용 동박을 생산하던 설비는 일부 변경을 거쳐 전지용 동박 생산에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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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머티리얼즈 전지용 동박

일진머티리얼즈도 전북 익산에 위치한 PCB용 동박 생산라인을 이차전지용으로 전환 중이다. 올해 하반기가 가동 목표다. 라인 전환이 완료되면 일진 동박 라인 절반 이상이 이차전지용 제품 생산에 투입된다. 현재 6대 4 정도인 PCB와 이차전지용 제품 생산 비중이 내년 4대 6으로 역전될 전망이다.

이들 기업 전략은 범용 제품의 가격 경쟁을 피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기술 우위를 활용할 수 있는 고부가 제품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동박은 PCB나 이차전지에 사용되는 매우 얇은 구리막이다. 이 중에서도 전지용 제품의 기술 난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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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엠트론 직원들이 자사 전지용 동박을 살펴보고 있다.

두께가 10마이크로미터(㎛) 내외로 얇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기적 특성도 우수해야 한다. 전기자동차, IT 기기 리튬이온전지의 음극집전체 역할을 하는 핵심 소재다. 국내에서도 일진머티리얼즈와 LS엠트론만 생산한다. 반면에 PCB용 동박은 중국 장춘 등 후발 기업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 확대도 배경이다. 전기차에는 스마트폰 5000대 분량의 동박이 필요하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 동박 수요도 폭증할 수밖에 없다. 일진머티리얼즈도 올해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를 신규 고객사로 확보해 늘어나는 주문에 대응하고 있다. BYD는 전기차용 배터리도 직접 생산한다.

LS엠트론은 테슬라 배터리 협력사 일본 파나소닉을 비롯한 세계 1~10위 배터리 업체 모두에 전지용 동박을 공급한다. 세계 최초로 6㎛ 전지용 동박을 상용화하는 등 높은 기술력을 갖췄다. 전기차 배터리에 최적화된 동박을 개발해 파나소닉 인증 심사를 마쳤다. 이 파나소닉 배터리는 테슬라 전기차에 들어간다.

LS엠트론 관계자는 “동박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전지용 동박에 집중했고 최근에는 PCB용 동박 사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여전히 기술 장벽이 존재하고 LS엠트론이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보유한 전지용 시장에 좀 더 집중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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