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가 긴급 상황 대응과 업무 수행을 위해 무전기 1300여대를 도입한다.
호텔·레저·관광 시설에 구축하는 대규모 무선망 사업으로, 어떤 무전 통신기술이 적용될 지 초미의 관심이다.
강원랜드가 특정 통신 기술 규격을 사전에 지정하지 않아 무전 통신 사업자 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원랜드는 `강원랜드 무선망 도입·운영 사업` 추진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강원랜드 사업장 전 구역과 리조트, 본사 사옥, 고한사옥, 직원 숙소는 물론 해발고도 1340m의 마운틴 탑과 1137m에 위치한 하이원C.C까지 필수 통화권에 포함됐다.
일부 건물에만 적용했던 무선망과 달리 넓은 지역 전체를 포괄해야하는 만큼 무전 통신 기술력에 따라 사업자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강원랜드가 무전 통신으로 사용한 기술은 주파수공용통신(TRS) 일종인 아이덴(iDEN)이다. 5년 간 강원랜드 사업을 맡았던 KT파워텔이 아이덴 용도로 썼던 800㎒ 대역 중 6㎒ 폭을 정부에 반납할 예정이라, TRS 테트라 방식 자가망과 롱텀에벌루션(LTE) 기반 공중망이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기존 아이덴 무전통신이 주파수가 회수되고, 제품도 단종된 게 많아 제로베이스에서 사업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첫 라운드는 자가망과 공중망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자가망은 사업장 내 기지국 등 전송장비를 새로 구축하기 때문에 공중망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단독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보안성은 뛰어나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내에서는 모토로라와 일부 국산 장비업체가 TRS 테트라 방식을 공급하고 있다.
공중망은 기존에 깔린 LTE망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전국망이 구축된 상태라 넓은 커버리지를 확보했다. 추가 장비 설치를 최소화해 호텔 등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사업장에서 인기가 높다.
강원랜드가 공중망을 선택한다면 LTE 무전기를 공급하는 KT파워텔과 사이버텔브릿지 등 업체의 경합이 예상된다. 재난망 시범사업 2사업에 참여하는 사이버텔브릿지가 SK텔레콤과 강원랜드 무선망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이버텔브릿지 측은 “(사업 참여에 대해)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강원랜드 사업에 선정되면 무선 통신에서 내세울 만한 구축사례(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다.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인정받아 다른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금액은 23억원에 불과하지만 강원랜드가 최신 무전 통신을 적용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만큼 상징성이 크다”며 “핵심 레퍼런스를 확보하려는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평가위원회가 무선망 기술 우수성과 가격 경쟁력, 다양한 부가 기능을 눈여겨 볼 것”이라며 “강원랜드에 가장 효율적인 무선망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랜드는 오는 16일 사업제안 설명회를 개최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