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소 대신 나노폴리머 합성 물질을 사용해 혈당을 측정하는 무효소 혈당측정기를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했다. 다음 달 시생산 후 임상 승인 과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 7월 판매될 계획이다.
혈당측정기 전문 업체 엔자임프리(대표 김해란)는 최근 무효소 혈당측정 스트립(혈당 측정용 시험지) 전혈 시험을 마치고 다음 달부터 파일럿 시생산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기존의 혈당측정기는 당을 산화하는 당산화 효소와 전극 및 효소 사이에 원활하게 전달해 주는, 산화·환원 매개체를 이용한 효소 센서로 혈당을 측정한다. 효소 센서는 수소이온농도(pH), 온도, 습도, 독성 화학 물질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안정성과 정확도가 떨어진다. 신체 온도를 벗어나거나 pH가 일정 범위를 넘으면 효소 기능은 급격히 저하된다. 혈당측정 스트립은 3개월 이내에 사용해야 하고, 보관도 잘해야 한다. 환경에 따라 측정 오차가 20%까지 발생한다.
반면에 엔자임프리가 개발한 무효소 혈당측정기는 효소 대신 나노폴리머 합성 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온도와 습도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유통 및 사용 과정에서 변질될 우려도 없다. 이 덕분에 유통기간이 5년이나 된다. 개봉 후에도 2년 이상 보관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인허가를 위한 제한된 임상 환경이 아니라 일상 환경에서도 측정 오차가 5% 이하라고 설명했다. 최근 전혈 시료 실험에서 혈당 센서가 혈액에 있을 수 있는 요산, 아세트아미노펜 등 여러 간섭 물질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실험 결과 산소 분압, 포도당을 제외한 기타 당류, 온도, 습도 등에서 정밀한 측정치를 보였다.
엔자임프리는 최근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받아 8월 중에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에 입주한다. 입주 후 이 제품 파일럿 시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11월에 임상 승인 신청을 해서 승인이 나오면 내년 3월부터 국내 종합병원에서 임상을 실시, 이르면 내년 7월부터 완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회사는 벌써부터 글로벌 기업에서 투자 및 인수합병(M&A)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 벤처캐피털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 2~3곳과 시생산에 필요한 설비 구축을 위한 투자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의료기기 업체에서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 공급 제안과 식품의약품안전처(KFDA) 인증을 조건으로 한 M&A 제안도 받았다.

황인식 엔자임프리 기술이사는 “현재 탄소 전극을 기반으로 공정을 최적화하고 있다”면서 “기존의 혈당 센서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뛰어난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춰 혈당측정기 시장을 재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이사는 “단순한 제품 판매만이 아니라 킬러 서비스 모델 개발을 위해 국내외 업체와 협력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자가혈당측정기 시장은 2014년 111억7100만달러에서 매년 5.7% 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혈당스트립이 전체 시장의 83% 이상을 차지한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