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 수원 청사 2층 한 켠이 공사로 부산하다. 낡은 상황실을 바꾸는 작업이다. 여름이 한창인 이 때 경기도가 공사에 나선 것은 13년간 사용한 공간을 바꾸기 위해서다.
주목적은 내부 인테리어 변경과 영상 통신시설 설치다.
경기도청 상황실은 그간 집기와 시설이 낡아 방송이나 회의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로 인해 남경필 지사가 선출된 이후 상황실 사용은 많지 않았다. 집기나 상황실 내부가 낡았을 뿐 아니라 방송과 인터넷 통신 설비 역시 노후돼 영상회의가 어려웠던 탓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매주 월요일 진행하는 회의는 도 청사 내 직원과 경기도 북부청에 전송되는 데 회의 때 얼굴을 식별하기 어려울 만큼 해상도와 전송속도가 낮았다”고 털어놨다. 13년째 방송시설과 전송시설을 제대로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 지사 역시 낡은 상황실 대신 본인 집무실에서 회의를 하길 선호했고 자연스럽게 상황실 이용이 줄었다. 이로 인해 매주 월요일 진행하는 회의 때면 좁은 집무실은 발 디딜 틈 없이 어수선했다. 도내 국실장급은 물론이고 해당 업무 과장과 직원이 즐비했다. 여기에 방송카메라 3대까지 동원돼 매주 월요일이면 집무실은 아수라장이 됐다.
상황실을 바꾸면 됐지만 이를 위해선 도의회 예산승인이 필요했다.
도의회는 2020년이면 광교로 청사를 이전할 텐데 지금 와서 바꾸는 것은 낭비라고 지적했다.
남 지사가 지난 1월 2020년 광교 청사 이전을 확정했고 도의회 역시 예산을 승인해 준 덕분에 공사가 이뤄지게 된 것이다. 결국 새로운 상황실은 남 지사의 설득과 의회의 협력이 빚어낸 결과물인 셈이다.
서보람 경기도 정보화기획관은 “새로운 상황실은 오는 8월 문을 열 예정”이라며 “새롭게 열면 상황실은 HD급 영상장비를 갖추게 돼 여러 기관과도 영상 회의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지사 집무실이 아닌 상황실에서 회의를 주재할 것으로 안다”며 “도청사 광교 이전 후에도 영상장비는 그대로 이전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