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 육성 정책 "의료·항공우주 등 고부가가치분야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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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부문에 치중된 우리나라 3D프린팅 시장이 외산에 주도력을 빼앗긴 것으로 나타났다. 고부가가치 집중 전략으로 3D프린팅 핵심수요를 앞당기고, 제조혁신센터 기업 활용 여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3D프린팅 관련 사업체 166개 중 78개가 장비분야에 쏠렸다. 기술 활용 70개, 소재분야 10개, 소프트웨어(SW) 8개 업체가 뒤를 이었다.

매출 현황을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3D프린팅 시장에서 장비 쏠림은 더 심각해진다. 2014년 말 기준 우리나라 3D프린팅 매출액 1562억원 중 1266억원이 장비분야에서 나왔다. 81%가 장비 분야에서 발생했다.

우리나라 3D프린팅 장비시장 성장은 외국산이 주도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내 3D프린팅 장비 판매 성장률에서 국산장비는 192% 늘어난데 비해 외국산은 858%나 폭증했다. 국산 장비 판매량 성장률보다 4배나 크다. 시간·비용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3D프린팅 장비 신제품·공정 도입을 우리나라 기업이 부담스러워하는 탓으로 풀이된다.

강승철 KEA 차장은 “국내 장비업체 중 실제 제품을 판매하는 곳은 30여 업체 정도고 나머지 업체는 외국산 장비를 유통하고 있다”면서 “3D프린팅이 공정에 대한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업계 인식전환이 미흡한 편이다”라고 말했다.

정부에서 구축한 3D프린팅 장비를 기업이 활용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운영하는 제조혁신센터에서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등 3D프린팅 공정 후처리 장비는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업계 전문가는 “후처리 장비 활용 전문가가 부족하고, 기업이 설계 데이터 나가는 것을 꺼려 제조혁신센터 가동률이 낮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의료기기, 조선, 항공우주 등 고부가가치 산업 위주로 정책을 재편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이들 산업이 3D프린팅산업 육성에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월러스리포트(Wohlers Report)가 올해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3D프린팅 기술 주요 활용분야는 산업용 기계(19.9%), 항공우주(16.6%), 소비재/전자제품(13.1%), 자동차(13.8%), 의료산업(12.2%) 등 순으로 나타났다.

전기영 산기평 LED·광 PD는 “전통 제조방식인 금형(金型)은 소품종 대량생산에, 복잡한 형상 데이터화가 가능한 3D프린팅은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하다”면서 “우리나라는 기존 방식으로 만들 수 없는 고가 맞춤형 부품이 많은 의료, 항공우주, 조선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시작한 `장비연계형 3D프린팅 소재기술개발 사업`으로 의료기기, 항공, 조선 분야 소재를 2020년까지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전 주기적 장비 지원`으로 제조혁신센터 전후처리 공정도 향후 확보할 계획이다.

방규철 산업통상자원부 전자전기과 사무관은 “3D프린팅은 몇십년 전에 개발된 기술이라 후발주자인 우리가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힘들어 외산 장비 비율이 높다”면서 “이는 장비연계형 3D프린팅 소재기술개발 사업을 지난해 시작한 취지이며, (제조혁신)센터에서도 국산 장비 사용 노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혁신센터 가동률은 현재 56%로 파악하고 있는데, 후처리 공정 지원이 안 되는 것은 향후 보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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