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를 법으로 강제하는 법안 2개가 여당과 야당 양쪽에서 국회에 제출됐다. 20대 국회에서 게임업계를 향한 압박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노웅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4일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민홍철, 박정, 신경민 의원 등 야당 의원 11인이 참여했다.
노 의원이 발의한 법안 핵심은 개별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게임 내에 공개하는 것이다. 녹색소비자연대에 따르면 2015년 7월부터 2016년 5월까지 게임 내에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공개한 게임 비율은 전체 17% 수준이다.
노 의원실은 “(게임사들이) 게임 이용자들에게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않아 이용자가 이를 반복적으로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심지어 획득 확률을 조작해 이용자를 기만하는 사례가 밝혀지고 있다”고 발의 배경을 밝혔다.
같은 날 정우택 국회의원(새누리당) 역시 `게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석기, 김성원, 김성태, 김태흠 등 여당 의원 13인이 주축이 됐다.
게임 내 공개를 강제하지 않았을 뿐 노웅래 의원이 발의한 내용과 같다. 개별 아이템 확률을 공개하지 않았을 경우 신고 포상이나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다.
정 의원실은 “게임물에서 게임아이템 및 게임머니 등을 판매할 때 확률에 따르도록 하는 경우에는 그 유·무형물의 종류·구성비율 및 획득확률 등에 관한 정보를 사업자가 공개하도록 한다”며 “확률형 아이템 판매에 따른 사행행위 조장을 방지하고 게임물이 건전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정우택 의원은 19대 국회에서도 같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여야가 동시에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을 제출하며 게임업계는 다시 규제와 싸워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게임업계는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를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실시해왔다.
자율규제는 개별 아이템 확률이 아닌 등급별 확률 공개가 대부분이다. 게임 내에서 공개하기보다는 공식카페를 통해 확률을 고지한다. K-iDEA에 따르면 2016년 5월 기준 자율규제 가이드라인 준수율은 88%다.
게임업계는 자율규제 효과를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법이 한번 생기면 부작용이 나타나도 해결하기 어렵다”며 “자율규제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성과를 보고 민간 자율로 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확률형 아이템이 게임 내 밸런스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기업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개정안들이 지정하는 확률형 아이템이 무료 상품을 포함해 실제로 적용하기에 무리가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법 개정은 신중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 확률공개는 자율규제가 우선이라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두 법안은 병합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노웅래 의원과 정우택 의원은 게임법 개정안 발의에 서로 의견을 교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택 의원실 관계자는 “19대 국회 때 이견이 없는 상태에서 통과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우선으로 게임법 개정안을 발의 한 것”이라며 “노웅래 의원실과는 따로 논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