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계열사 경영진에게 환골탈태를 주문했다. 변하지 않으면 `서든데스(Sudden Death)를 맞는다고 경고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30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16년 SK그룹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이 같은 하반기 경영 화두를 던졌다. 브렉시트와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18개월 연속 수출 감소 등 불안정한 경영환경 등이 최 회장 발언 배경이다. 경영진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와 혁신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확대경영회의에는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산하 7개 위원장이 참석했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등 18개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등 40여명도 참여했다. 최 회장은 무선 마이크를 달고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으로 CEO 앞에서 SK그룹에 닥친 위기와 변화 방법 등을 TED 방식으로 설명했다.
최 회장은 “임직원이 SK를 선택한 이유는 다른 곳에서 일하는 것보다 더 행복해지고 SK가 존재해 사회가 더 행복해진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현실은 심각하고 이런 상황에서 임직원이 행복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SK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고 관계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경영지표가 심각하다”며 “임직원도 행복할 수 없고 SK도 사회에 행복을 줄 수 없다”고 전했다.
돈 버는 방법과 일하는 방법, 자산 효율화 등 변화가 필요한 영역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환경이 변하면 돈 버는 방법도 바꿔야 한다”며 “과연 우리는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팔지 등을 고민해 봤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성공이나 관행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하게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익숙한 출퇴근 문화부터 근무시간, 휴가, 평가·보상, 채용 등 제도와 규칙까지 지금 변화에 맞는지도 의문을 제기했다. 기존 관성을 버리고 열린 눈으로 일하는 방법을 봐야 틀을 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중장기적 경영을 위해 재원과 체력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자산효율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계열사 CEO가 사업·조직·문화의 구체적 변화와 실천계획을 하반기 CEO 세미나 때까지 만들고 실행할 것을 요구했다. 최 회장은 “구성원이 자발적이고 의욕적으로 두뇌 활용을 극대화할 때 행복을 만들어 사회로 확산한다”며 “환경을 만들고 실천하도록 경영진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만우 SK그룹 PR팀장(부사장)은 “최 회장 경영 화두는 변화 대상과 방법, 변화 목적까지 구체화됐다”며 “앞으로 SK 관계사는 경영 화두에 맞춰 근본적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원배 통신방송 전문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