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주형철 서울산업진흥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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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콘텐츠 산업 매출액은 작년 대비 5.7% 성장한 105조2000억원, 수출액은 8.3% 성장한 61억8000만달러(약 7조1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2011년 이후 국내 콘텐츠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주형철 서울산업진흥원(SBA) 대표이사는 “국내 콘텐츠 산업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유관기관과 업계 관계자 간 협치 없이는 제 역량을 발휘하기 힘들다”며 “상호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 나간다면 국내는 물론 글로벌 마켓과 트렌드를 선도하는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콘텐츠 산업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하나의 원형 콘텐츠를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장르로 변용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원소스멀티유스(OSMU) 전략을 통해 콘텐츠 산업의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과 웹툰 콘텐츠가 콘텐츠 산업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뽀로로`와 `미생`이 대표적인 예다. 2003년 제작된 `뽀로로`는 세계 140여개국에 수출됐고, 완구, 학용품, 뮤지컬 등 2000여종의 연계상품이 제작됐다. 경제적 효과는 5조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인기 웹툰 `미생`은 드라마로 만들어져 더 큰 인기를 얻었다.

이처럼 웹툰을 포함한 애니메이션은 뮤지컬, 영화 등 타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콘텐츠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

-애니메이션 산업 수익구조의 양극화가 심하다.

▲맞다.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내실이 다져지지 않았다. 애니메이션의 수익구조가 아직 영유아 콘텐츠에 국한돼 있다. 또,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 80%가 매출액 10억 미만의 소기업이고, 물적 담보 부족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콘텐츠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창의 인재, 콘텐츠 기업, 민간 자금을 비롯한 공공 재원을 아우를 수 있는 네트워킹 플랫폼이 필요하다. 관련 기업 60%가 서울 소재 기업인만큼, SBA가 국내 핵심 인력과 기업, 공공 기관의 협치를 통해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만들겠다.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한 SBA의 역할은.

▲콘텐츠 개발 및 제작 지원이 핵심이다. 애니메이션과 웹툰의 안정적인 창작환경 조성을 위해 미디어, 투자사, 유통플랫폼 등과의 협력을 통한 성공사례를 창출하는 것이 우리가 수행해야 할 역할이다. 관련 기업과의 협치를 통해 자체 예산의 3배에 달하는 민간 예산을 매칭해 우수 콘텐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다수의 국내 콘텐츠 기업이 SBA를 통해 홍콩, 중국, 독일 등에서 열린 6개 해외 마켓에 참가했다.

SBA가 추진하는 주력 사업인 Seoul Promotion Plan(SPP)도 글로벌 시장 진출의 일환이다. 서울형 B2B 콘텐츠 마켓인 SPP는 국내외 관계자들 간 교류와 유통망 조성을 위한 장이다. 지난 SPP 2015에는 애니메이션, 만화 부문 등 250개사가 참가해 미화 약 1878만3000달러(약 216억원)에 달하는 상담 실적을 거뒀다.

-올해 SPP는 뭐가 다른가.

▲해외 협력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바이어 확보를 통해 SPP를 유럽이나 미주 바이어들도 가장 선호하는 아시아 최대 마켓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SPP의 콘텐츠 IR 기능을 강화해 국내외 투자자 등 새로운 네트워크를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웹툰 부문`을 신설했다. 국내 웹툰 산업 관계자를 SPP로 유입하고 파생산업별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연계 및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지 않나.

▲물론이다. 기존 12개 부문 지원 사업 구조를 과감히 조정해 미디어 플랫폼 및 산업 간 융합이 가능한 네트워킹형 개발제작에 주력할 예정이다. 지속적인 개발 제작 사업 활성화를 위해 SPP 내 콘텐츠 IR과 연계해 인디 웹툰을 발굴하고, 투자자 유치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지원하는 콘텐츠에 `공유가치 기여활동 프로그램`을 제도화시켜 지원금의 일부를 시민의 생활 속 콘텐츠로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도시문화콘텐츠 조성사업`으로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콘텐츠 산업이 발전하려면.

▲중국시장 개방과 맞물려 국내 콘텐츠 산업은 한류붐과 창의력을 기반으로 한 유통브랜드로서의 부가가치를 가져야 한다. 유니크한 디자인과 기발한 스토리텔링 능력을 기반으로 한 IP(Intellectual Property·지식재산권)사업으로서의 부가가치를 획득해야 한다.

검증된 원작을 찾기 위한 영화와 드라마, 게임 산업 분야의 웹툰 IP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웹툰 작가들의 창작환경은 포털 사이트 연재 방식의 무한경쟁에 놓여 있다. IP사업의 효율적 관리 및 수익구조 개선 등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또, 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 영화, 웹드라마 등 2차 저작물 개발을 위한 협력의 장이 더 발전해야 한다. 공공과 민간의 협력이 필수다. 상호 협력을 기반으로 실질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하고, 유명 웹툰의 IP를 활용해 우수 콘텐츠를 개발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김제이기자 kimje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