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진단 시 구별이 어려웠던 종양과 염증을 구별할 수 있는 방사성의약품이 개발됐다. 다양한 염증에 적용해 진단 영상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원자력의학원이 몸 속 염증과 종양 구별이 가능한 `방사성지르코늄 옥살레이트(Zr-89 oxalate)`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박지애, 김정영, 이용진, 안광일, 이교철 박사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방사성지르코늄 옥살레이트`가 종양보다 염증세포에서 더 많은 섭취가 선택적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방사성의약품이란 방사성동위원소를 구분해 질병 진단이나 치료에 사용하는 의약품이다. 암과 난치성 질환 진단과 치료 방사성의약품 시장 규모는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방사성의약품은 화학적 독성이 거의 없다. 노약자나 중증환자 진단과 치료에 적용이 가능하며 치료 효과도 높다.
이번에 개발된 의약품은 원자력의학원이 운용하는 원형입자가속기(의료용 사이클로트론)에서 생산한 방사성동위원소 지르코늄-89(Zr-89)로 만든 것이다. 의료용 사이클로트론은 양성자와 중수소, 헬륨 등의 입자를 가속해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원형 형태 전자석 기기다.
영상진단을 할 때는 조직이나 혈관을 더 잘 볼 수 있게 해주는 물질인 조영제를 넣는다. 현재 조영제로 가장 많이 쓰는 것은 포도당과 비슷한 `[F-18]FDG`이다. 그러나 이 물질은 종양과 염증을 구분하기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구팀은 종양과 염증을 가진 쥐에 방사성의약품을 투입했다. 그 결과 포도당 유사체는 종양세포와 염증세포 모두 섭취가 이뤄졌다. 반면에 방사성지르코늄 옥살레이트(Zr-89 oxalate)는 종양세포보다 염증세포에서 많이 섭취됐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가진 쥐 실험에서도 포도당 유사체에서는 관찰되지 않던 관절염 부위를 `방사성지르코늄 옥살레이트`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류마티스 관절염을 포함한 다양한 염증에 확대·적용할 계획이다. 새롭게 개발·생산한 질환진단용 방사성동위원소 지르코늄-89 장점을 살려 새로운 진단용 양전자방출단층촬영 조영제 응용연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염증진단용 양전자방출단층촬영 조영제 `방사성지르코늄 옥살레이트`는 지난해 1월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국제 분자 제약학 학술지 몰레큘러 파마슈티컬스(Molecular Pharmaceuticals) 5월 31일 자에 게재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