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네트워크 인프라를 소프트웨어(SW)로 구축·운영하는 자동화 솔루션 `오케스트레이션`을 도입한다. 장비 구매부터 설치, 운영까지 수개월이 걸렸던 네트워크 인프라 구성을 몇 분 안에 끝낼 수 있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인프라 비용 절감 뿐 아니라 운영 인력도 효율화해 통신업계 도입 확산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은 네트워크 구축과 운영 효율화를 위해 네트워크 자동화 사업을 준비 중이다. 네트워크 환경을 조성하고 운영하는데 비용 절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오케스트레이션` 도입이 핵심이다. 최근 SK C&C와 시스코가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업무 협약을 맺은 것도 이 때문이다.
두 회사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와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기반 차세대 네트워크 관리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이달 8일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트워크 장비를 하나로 묶어 설계부터 장애 진단, 문제 대응까지 자동으로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게 골자”라며 “SK텔레콤 통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트워크 자동화는 최근 시스코·주니퍼·시에나 등 글로벌 네트워크 업체가 통신비용 효율화를 위해 들고 나온 솔루션이다. 기존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최소 6개월에서 길게 1년까지 걸렸다. 장비를 구매하고 테스트한 뒤 통신사 환경에 맞게 새로 설정을 변경해야 했다. 네트워크 자동화가 이뤄지면 필요한 서비스에 맞춰 클릭 몇 번 만으로 네트워크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급변하는 통신시장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통신사에서 네트워크 자동화를 위해 오케스트레이션 솔루션 테스트와 개념 검증(PoC) 사업은 부분적으로 진행했다. 차세대 네트워크 환경을 위해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든 것은 SK텔레콤이 처음이다. 한 통신장비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에서 네트워크 자동화에 관심은 보였지만 올해부터 실질적인 구축 논의를 시작했다”며 “설비투자(CAPEX)와 운영비용(OPEX) 절감이 통신업계 최대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네트워크 자동화를 위한 오케스트레이션 도입이 통신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신시장 전반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비용 절감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통신3사 매출은 전년 대비 최소 0.1%~최대 2.8% 감소했다. 마케팅 비용과 설비 투자비용을 줄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통신3사는 올 1분기 설비 투자액은 작년 동기 대비 절반(45.9%) 가까이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화 솔루션으로 대규모 네트워크 인프라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어 통신사에서 자구책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인력 효율화도 가능해 도입하려는 통신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신 3사 매출 변화
자료 : 통신 3사 종합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