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점심을 함께 먹은 직장 동료 5명이 각자 먹은 밥값을 따로 내겠다며 신용카드 5장을 내밀었다. 종업원이 메뉴를 일일이 확인하는 동안 계산대에는 대기하는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종업원 한 명은 꼬박 계산에만 매달려 있어야 했다.
#2 최근 한 중국집에서 `각자 계산은 안 받습니다`라는 팻말을 문 앞에 걸었다. 탕수육과 자장면, 짬뽕 등 여러 음식을 먹은 손님들이 동일한 금액으로 나눠 내겠다는 요구가 늘면서 바쁜 시간에 업무가 마비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먹은 밥값을 각자 계산하는 `더치페이(각자 부담)`가 젊은 직장인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면서 식당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밥값을 사람 수 대로 계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일이 결제하기가 번거롭기 때문이다.
유쉐프(대표 김성호·이만봉)가 해결책을 내놨다. 전자메뉴판 `유쉐프`다. 전자메뉴판에 결제 기능을 넣은 게 특징이다. 기존 전자메뉴판이 단순히 주문이나 금액 계산만 가능한 것과 다르다.
결제하려고 따로 앱을 깔거나 웹에 개인정보를 등록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에 있는 앱카드나 기존 결제 방식을 그대로 이용하면 된다. 또 다른 결제 기능을 탑재하는 대신 결제대행(PG) 업체와 협력해 연동했다.
유쉐프는 주문부터 결제까지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해결한다. 고객과 종업원 모두 기다리거나 번거롭지 않도록 설계했다.
고객은 자리에 앉아 테이블 위에 스마트폰을 얹어놓으면 된다.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인식해 전자메뉴판이 자동 실행된다. 테이블 위에 있는 QR코드를 촬영해도 된다. 고객이 앱 설치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매장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을 들여가면서 앱 설치를 권유할 필요가 없다. 전자메뉴판을 제공하려고 비싼 태블릿PC를 별도 구매하거나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메뉴판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SW 개발자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유쉐프가 제공하는 메뉴편집기를 이용하면 된다. 포털사이트에서 블로그를 꾸미는 것과 비슷하다. 해당 업종을 선택하고 원하는 테마를 설정하면 된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테마는 물론이고 크리스마스, 휴가철, 명절 등 다양하다. 기본 메뉴는 포함돼 있기 때문에 매장 내 특별 메뉴만 추가하면 된다. 가격은 물론이고 할인이나 메뉴 정보도 손쉽게 수정할 수 있다. 공급자가 SW를 수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했다.
월 사용료 방식이라 초기 설치비용이 들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SW 변경이나 메뉴 추가·수정을 매장 점주가 직접 할 수 있어 추가 비용 부담도 없다.
김성호 유쉐프 대표는 “유쉐프는 매장에서 손쉽게 주문부터 더치페이 결제까지 가능한 솔루션”이라며 “점주나 종업원, 고객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