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이에스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진공 이송로봇 양산에 성공했다. 10세대 액정표시장치(LCD)용 진공 로봇에 이어 플렉시블 OLED 시장까지 진출하게 됐다. 이 분야에서 전통적으로 강한 일본 기업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티이에스(대표 안승욱)는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에 6세대 플렉시블 OLED용 진공 이송로봇을 공급키로 했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일본 기업에 10세대 LCD용 진공 로봇을 공급한 데 이어 플렉시블 OLED 양산 라인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플렉시블 OLED용 진공 이송로봇은 LCD용과 요구 사항이 다르다. CVD 증착 공정에서 사용하므로 400도 이상 고온을 견뎌야 한다. 장비 안에서 패널을 안정적으로 이동시켜야 하므로 고진동도 필수다.
무엇보다 초대형 증착장비 내부에 설치해 사용하는 핵심 부분품인 만큼 고장없이 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진공 로봇에 문제가 생기면 해당 장비 전체를 가동할 수 없어 생산에 차질을 빚기 때문이다.
티이에스는 LCD에 이어 플렉시블 OLED 시장으로 진출하게 되면서 일본 경쟁사를 더 바짝 추격하게 됐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진공·로봇 기술력이 강하다. 산쿄, 다이엔, 야스카와가 진공 이송로봇 시장 강자로 평가받는다. 티이에스는 국내 유일한 진공 이송로봇 기업으로서 이들과 경쟁하며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확대하고 있다.
올해 플렉시블 OLED용 진공 로봇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장비 생산 인프라를 확충 중이다. 중국에서 10.5세대와 11세대 LCD 투자가 진행 중이거나 예상되고 있고 플렉시블 OLED도 국내와 중국에서 활발히 설비를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봇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인재 채용에도 나섰다.
안승욱 티이에스 대표는 “글로벌 장비 기업과 협력해 자사 진공 로봇을 공급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 기술력을 알렸다”며 “여러 장비·디스플레이 기업과 진공 로봇 공급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이 시장에서 아직 일본 경쟁사 점유율이 높지만 티이에스가 안정적인 기술력으로 간극을 좁히고 있다”며 “세계를 무대로 한국 진공 로봇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티이에스는 올해 초대형 LCD와 플렉시블 OLED용 제품 공급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 두 배인 450억원으로 잡았다. 회사 설립 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대했다.
안 대표는 “일본은 각 전문 분야에 특화한 전문 로봇 기업이 많지만 국내에는 특정 전문 분야 로봇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는 회사가 드물다”며 “티이에스는 진공 이송로봇과 오랫동안 연구개발하고 있는 재활 로봇 분야에 특화한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