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강력 범죄 일반 CCTV 설치론 역부족...지능형 시스템 도입해야

`묻지마 강력 범죄에 CCTV 설치가 대안이 아니다.`

CCTV 제조사 등이 포함된 한국첨단안전산업협회 회원사는 강남역 살인 사건 등 `묻지마 범죄`에 단순 CCTV 설치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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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 범죄 예방책 CCTV 단순 설치는 답이 아니다.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첨단안전산업협회(회장 이영수)는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 대응책`을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협회는 사건 후 지방자치단체가 앞 다퉈 CCTV 추가 설치나 화질을 높이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고가 발생한 서초구는 일반건물에 CCTV 설치를 유도한다. 5월 25일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각목 폭행 사건 후 부산시도 CCTV 추가 설치를 준비 중이다.

협회는 CCTV 설치가 일부 강력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보다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CTV에 녹화된 영상으로 사후 범죄자 추적이 아닌 사고 예측 방안이 절실하다.

김용식 쿠도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지난해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 후에도 관련 대책은 CCTV 설치 의무화였다”며 “물리적으로 CCTV만 설치한다고 강력 사건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단순 CCTV는 사건 발생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녹화하는 장치”라며 “이제 얼굴과 행동 패턴을 인식하는 지능형 CCTV 등 개선된 기술로 범죄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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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첨단안전산업협회는 `강남역 묻지마 범죄 대응과 국내 CCTV 산업 경쟁력 확보방안`을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조태식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박사는 “재난 안전에는 예방, 대비, 대응, 복구 4단계가 있다”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예측하고 경보하는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CCTV 역할은 최대한 사고 상황을 제어할 수 있는 기관이나 사람에 알리는 것”이라며 “단순 CCTV는 이런 대처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최윤식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최근 개발된 지능형 CCTV는 특정 인물이 오랫동안 화장실 등에서 나오지 않는 행동 패턴을 감지할 수 있다”며 “이미 국내 기술은 이런 상황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이와 관련된 종합 정책이나 기술을 총괄할 기관이나 부처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영수 한국첨단안전산업협회 회장은 “강력 범죄나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CCTV를 설치하는 정책은 중국 기업 배만 불린다”며 “CCTV 영상 데이터만으로 사회 전반 취약한 구조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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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강력 범죄가 늘며 CCTV를 추가 설치하는 지자체가 늘었다. ⓒ게티이미지뱅크

류병순 아이디스 부사장은 “중국 CCTV는 이미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며 “한중 FTA 이후 중국 제품이 한국 시장에 들어올 때 관세가 사라지며 공세는 더욱 거세다”고 설명했다.


김인순 보안 전문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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