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에 대한 생각은 제품을 많이 팔아 단기 매출을 늘리는 것보다는 일반인이 우리 제품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데 있습니다.”
김주형 한국와콤 대표는 2004년 한국와콤에 합류해 법인 설립부터 기업경영 계획, 인재 채용 등 비즈니스 기반을 만드는데 힘쓴 한국에서 잔뼈가 굵은 경영인이다. 올해 4월 대표로 취임했다. 김 대표는 출시되는 신제품 론칭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와콤 태플릿 대중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와콤은 한국시장에서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과거 디자인, 일러스트 등 특정 디자인 전문가들이 사용하던 태블릿이 웹툰 열풍을 타고 일반인도 쉽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웹툰 작가 `이말년`이 와콤 태블릿을 사용하면서 `이말년 태블릿`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김 대표는 “한국인이 웹툰에 동시 접속하는 인구가 600만명이며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웹툰 작가만 4000명”이라며 “한국은 아주 역동적 시장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위화감 없이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와콤은 웹툰 열풍이 정부 정책과 연결되면서 시너지를 발휘하게 됐다. 한국만화영상 진흥원이 주관하는 `웹툰 창작 체험관 사업`을 통해 전국 21개 거점, 주요 공공도서관, 진흥원 등에 와콤 태블릿을 설치하게 됐다.
김 대표는 “와콤 태블릿으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웹툰 수업도 받고 제품을 직접 만져보는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체험`을 진행했다”며 “현재 공공도서관 도입 확대 등 2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모든 과정이 마무리되면 웹툰 대중화와 함께 태블릿 인지도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와콤 태블릿은 `그리기 영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한국씨티은행은 종이 신청서가 필요 없는 `씨티 사전신청서` 서비스를 도입했다. 씨티은행은 종이신청서 대신 전자문서로 접수하며 고객은 창구에 비치된 태블릿을 이용해 입력 정보를 확인한 뒤 전자펜으로 서명한다. 여기에 들어간 태블릿과 펜은 모두 와콤과 협업한 결과물이다.
김 대표는 “은행은 버리는 수십 만 장 종이를 줄여 비용절감을 할 수 있고, 고객은 창구에 머무는 시간 자체를 줄여준다”며 “현재는 씨티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도 적극적으로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출시될 차기 삼성 갤럭시노트에도 와콤 펜이 사용된다. 레노버 요가 시리즈, 아수스 비보탭에도 와콤 펜이 들어간다.
김 대표는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것을 벗어나 문화를 만들고 시장을 창출하는 게 더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