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우리나라의 미래는 메이커스가 주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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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여 귀농 생활은 만족하신가? 얼마 전에 모 일간지에 난 해외 기사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네. 그것은 중학생에 불과한 14세 어린 소녀가 1여년 동안 직접 경비행기를 만들어 시험비행까지 했다는 것이네. 사브리나 곤살레스 파스터스키라는 그 소녀는 미국 시카고 근교 출신으로,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최우수로 졸업하고 지금은 하버드대에서 양자물리학을 연구하고 있다고 하네. 재작년부터 메이커스(Makers) 문화 확산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있던 터라 이 시대 최고의 메이커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네. 자네도 어려서부터 만들기에 익숙해서 공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임베디드시스템 관련 회사를 운영하지 않았는가? 비록 정보통신기술(ICT)과 소프트웨어(SW) 개발자를 우습게 보는 이 나라의 사회문화 풍조에다 약삭빠른 투기꾼의 농간에 힘차게 비상하던 자네 회사가 풍비박산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른다네.

그래도 우리가 밤낮을 토론하고 연구개발(R&D)하던 ICT 산업이 최근 제4차 산업혁명을 맞아 더욱 각광받는 것을 보니 격세지감이라네. 물론 아직도 다수의 위정자가 정작 중요한 핵심을 비켜가는 선심성 정책만을 펼치는 한심한 모습은 여전하다네.

그래도 세상을 벗어난 자네에게 다소 위안을 주기 위해 지금의 4차 산업혁명에서 메이커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소개하겠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는 올해 초 스위스에서 열린 제46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라는 주제로 세계인에게 각인됐지.

농업시대에서 1784년 증기기관으로 대변되는 1차 산업의 변화와 전기 에너지를 이용한 대량생산 체제의 1870년 2차 혁명에 이은 1969년 3차 정보기술 혁신까지 인류 역사에서 거의 100년을 주기로 산업혁명이 일어났다고 판단되네. 그런데 이번은 불과 반세기 만에 인공지능(AI), 3D프린팅,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바이오테크놀로지, 가상현실(VR) 등 기술 융합으로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있다네.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은 본인이 저술한 `제4차 산업혁명`에서 `모든 것이 연결되고 더욱 지능화된 사회로의 진화`라고 정의했다네. 그는 또 “디지털과 실물 및 생물학 기술의 융합은 우리가 대화하는 방식, 물건을 만들고 사고파는 방식, 공간을 이동하는 패턴까지 통째로 바꿀 파괴적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네. 물론 그러한 견해에 십분 공감하고 있다네. 이와 더불어 복잡계의 초연결성과 사물내장형 초지능성, 미래예측 가능성의 특징을 띠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원동력은 단연코 메이커스라고 주장하고 싶네.

참고로 예전부터 존재한 핸드메이드, DIY도 비슷한 유형이지만 속성은 매우 다르다네.

우수한 상품보다 다수의 틈새상품 여러 개를 합한 매출이 더 크다는 `롱테일 경제학` 창시자 크리스 앤더슨이 2년 전에 저술한 `메이커스`에서 “일보다 취미로 기획, 설계하고 직접 제조까지 하는 대중이 점점 많아질 것”이라고 예견했다네. 즉 혁신과 기업가 정신의 뿌리가 대중 속으로 확산되는 메이커스 문화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고 본 것이네. 아마도 무엇인가 끊임없이 만들어서 소비하고자 하는 인간 본능의 욕구가 3D프린터 대중화와 인터넷을 통해 관련 정보가 나눠지고 소재 및 완성품의 원활한 유통과 함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자금 조달까지 메이커스에게 알맞은 환경 아래 거침없이 분출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네.

즉 지금은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새로운 상품을 만들고 나눌 수 있는 혁신 시대가 된 것일세. 그것은 소비자가 생산 주체로 나서면서 다양한 제품과 비즈니스 세계에서 창조적 파괴자가 되고 있다는 사실일세. 이런 것이 미국은 10여년 전부터 메이커스페어를 통해 문화 운동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이제야 지난해 하반기부터 확산되고 있다네.

ICT가 통신(Communication) 기술에서 내용물(Contents) 소통 시대를 거쳐 문화(Culture) 기반 그 자체로 바로 됐음을 부인할 순 없지 않은가. 지난달에 신규 출간된 `메이커스 진화론`에서 오가사하라 오사무가 주장했듯 우리나라 미래도 ICT 중심 제조업을 위한 혁신적 초일류 메이커스의 중심 역할을 기대하며, 그래서 중국으로부터 위협 당하고 있는 우리나라 제조 산업의 돌파구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네. 이런 급변하는 환경 아래 자네와 같은 인재의 빈자리가 아쉬움을 느끼며 부디 자네의 친환경 농사도 잘되기를 바라네. 회색 도시의 메이커 추종자로부터….

전상권 아주대 겸임교수 skchun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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