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산업단지 개발·운영 노하우가 케냐에 전수된다. 또 전자정부 협력센터 설립으로 우리나라 전자정부 수출 기반도 다졌다. 우리나라 KAIST를 모델로 과학기술 인력 양성 전문 교육기관도 설립된다. 우리 경제성장과 산업 발전에 토대가 됐던 과학기술 육성 체제를 케냐에 그대로 이식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박근혜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각)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경제협력을 약속했다. 양국은 이번 회담으로 경제분야 20건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 가운데 전자정부, 과학기술, 보건의료, ICT 등 고부가가치 분야 협력이 11건으로 절반 이상이다.
우선 아프리카 제조 강국을 꿈꾸는 케냐는 360만평 규모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한다. 이 가운데 24만평을 한국시범단지로 조성, `한국형` 산업단지로 만든다.
이미 수도 나이로비 등에 산업기술단지도 조성해 세금면제 등 혜택을 부여하는 특별경제구역을 운영하고 있지만 산업단지 운영과 산업기술혁신 등을 위한 체계적 정책 노하우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번 순방계기로 우리 산업단지공단과 케냐 수출자유지역관리청간 `산업단지협력 MOU`를 교환, 케냐에 산업단지 조성을 적극 추진하는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양국 산업부도 `산업·무역·투자 및 산업단지 협력 MOU`로 이를 뒷받침하기로 했다.
향후 케냐 산업단지에 우리 기업이 입주하면 케냐를 발판으로 아프리카 성장기회법(AGOA) 혜택을 받는 미국시장 진출이 용이해진다. 다른 아프리카 시장 진출거점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은 전자정부 구축 협력도 약속했다. △정부 내 ICT 인프라 구축 △정부-민간 ICT서비스 구축 △정부-비즈니스 플랫폼 구축 등 3단계로 나눠 케냐 전자정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로 했다. 또 2017년부터 3년간 한·케냐 전자정부 협력센터도 운영키로 했다.
또 케냐 정부는 `국가 ICT 마스터 플랜 2017`을 발표, 국가 전역에 ICT 인프라 구축 및 이를 통한 공공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나이로비 인근에 美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한 `콘자 테크노시티`를 건설, 정보통신분야 산업단지로 조성할 예정이다.
양국은 △이동통신, 소프트웨어, 정보보호, 빅데이터 분야 인력 교류와 공동연구를 위한 정부간 `ICT 협력 MOU` △ICT 정책자문, 초청 연수 등의 협력을 위한 `ICT 기관 협력 MOU`를 교환하기로 합의했다.
케냐 과학기술원(Keny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KAIST) 설립도 협의했다. 케냐는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과학기술 인력양성을 위해 과학기술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우리 KAIST가 롤모델이다.
이 외에도 원전 건설 노하우 공유 등 전력, 원자력 분야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은 “한국형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우리 중소·중견기업이 아프리카와 미국, 유럽 시장 진출에 거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또 양국 간 전자정부협력센터를 설치한다는 점에서 다른 어느 국가보다 빨리 우리 전자정부 수출길이 열렸다고 할 수 있어 이번 순방 성과가 크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