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163>진짜 관광을 배우기 위해 260일간 세계여행을 떠나다

여행이 좋아 관광을 하고, 관광이 좋아 여행을 하는 관광커뮤니케이터 윤지민씨. 서울시청에서 한류관광을 담당하는 공무원으로 일했지만, 세상에서 일어나는 진짜 관광을 배우기 위해 260일 동안 세계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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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커뮤니케이터 윤지민씨는 `진짜` 관광을 배우기 위해 260일간의 세계 여행을 떠났다.

-자기소개 바란다.

▲260일간 19개국을 세계여행을 하며 150명이 넘는 관광 분야 전문가를 만나고 현재 여행과 관광을 주제로 국내외 사람들과 소통하는 관광커뮤니케이터다. 강연과 글, 포럼 등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관광을 이야기하고 더욱 매력적인 대한민국, 세계 각국을 만드는데 보탬이 되기 위한 일을 한다.

-관광커뮤니케이터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

▲관광커뮤니케이터는 관광을 주제로 사람과 소통하는 역할이다. 관광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관광의 `가치`를 전할 수 있는 대변인 역할, 관광 분야 다양한 사람이 서로 소통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게끔 돕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역할을 꿈꾼다.

또 지속적인 여행을 통해 현장 관광을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좋은 사례를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함께 이야기하기 위해 끊임없이 여행을 기획하고 떠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이 일은 관광가이드나 여행가와 다르다. 그들이 여행을 통해 만나는 관광산업 현장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는 역할이다. 직접 여행하면서 현장 관광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고, 우리나라로 여행 온 사람을 맞아 그들이 느끼는 우리 관광현장은 어떤지 묻기도 한다. 또 관광현장 고민과 경험을 관광정책을 만드는 기관이나 관광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 등 필요한 사람에게 글이나 강연, 영상, 포럼을 통해 공유한다.

-관광 직무에서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관광 산업 영역이 방대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 사람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안정적 직장을 뒤로 하고 세계여행을 떠난 결정적 계기가 있었나.

▲어느 날 우연히 명동에 넘쳐나는 관광객 때문에 오히려 서울시민인 내가 역차별을 당하는 경험을 하게 됐다. 그때 `내가 시청 직원으로 관광객을 위한 일을 하는데, 서울 시민으로 관광객 때문에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면 이게 진짜 관광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인가`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 일을 계기로 현장에서 일어나는 관광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 채 사무실에서 서류로 관광을 말하는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여행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나 에피소드가 있었나.

▲호주, 미국, 유럽을 돌고 스페인 마드리드의 유엔세계관광기구에 인터뷰를 하러갔을 때다. 관광기구는 제가 처음 여행을 계획할 때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이곳 홍보 및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와 연결이 돼 인터뷰를 했다. 당시 인터뷰를 하다가 한 달 뒤인 9월에 멕시코에서 세계관광의 날이라고 관광 분야에서는 가장 큰 국제행사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알았다. 인터뷰 당시 프로젝트를 흥미롭게 생각했던 홍보 담당자가 멕시코 행사에 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에 오면 세계 각국 관광 전문가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저는 남은 여행 일정을 다 바꿔야 하니 깊이 고민했지만, 결국 멕시코로 방향을 돌렸다. 세계관광의 날 행사에 참여한 것은 좋은 기회였다. 다 방문하지 못하는 국가 관광분야 전문가가 한 자리에 모였다.

또 같은 행사에서 멕시코 칸쿤에 있는 카리브대학교 교수님과 인연이 돼 현지 대학 관광과 학생 수업시간에 강연을 할 기회가 있었다. 저를 마중 나온 멕시코 학생이 직접 큰 종이에 태극기를 그리고, 제 이름을 써서 환영해 감동 받았다.

-여행하면서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또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여행을 계획한 8개월간 집중했던 것은 `관광`과 관련된 사람을 많이 만나는 일이다. 처음엔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 모르니 일단 관광안내소를 찾아 질문을 하고, 직접 인터넷을 통해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늘렸다. 260일 여행을 하면서 19개국 30개 관광관련기관 전문가 인터뷰를 하고, 국제회의 2개를 참석했으며, 9개 한국문화원과 1개의 홍보관을 방문했다. 여행에서 돌아와 받아온 명함을 세어보니 150개 정도 됐다.

무엇보다 매일 만나는 호스텔 주인, 관광가이드, 안내원, 관광 기념품 판매원, 배낭 여행자 등에게 관광이 어떻게 많은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지 알 수 있었다.

제가 생각하는 관광은 넓은 의미를 가진 `Tourism`이다. 사람이 이동하고 여행하면서 파생되는 모든 사회적인 활동이다. 관광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산업이고 누구의 삶 속에서나 일부를 차지한다.

기술이 발전하고 삶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세계 곳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관광산업의 규모는 성장할 것이다.

앞으로 사람이 중심이 되는 관광, 일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는 관광의 중요도를 전파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여행과 관광을 인문학적, 사회학적으로 고민하고 경험하며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제가 관광을 경제성장, 지속가능한 개발, 문화 교류 등을 촉진시키는 매개체로 대중에게 전달하고, 정책적으로나 산업적으로나 관광이 더 많이 인정받을 수 있길 기원한다.

etnews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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