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 스타트업 캠퍼스 총장에 취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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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26일 경기도 성남시에서 열린 스타트업 캠퍼스 총장 취임식에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경기도 스타트업 육성기관 `스타트업 캠퍼스` 총장에 취임했다.

김 의장은 2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총장 취임식에서 “아버지 시대에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면 성공했지만 지금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 미래를 향한 다리가 끊어진 상황”이라면서 “이 다리를 어떻게 이을지 고민하다가 총장직을 맡았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김 의장의 스타트업 캠퍼스 총장 취임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과 성공한 벤처창업가로서의 사회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은 스타트업 캠퍼스의 모든 교육을 강좌 형태가 아닌 프로젝트 기반으로 진행하고, 교류를 통한 성장을 도모하며, 주도권과 권력을 교사에서 학생에게 돌린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 의장은 취임식 뒤 기자들과 만나 “총장 수락은 스타트업에 열정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의미 있는 실험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좋은 성과를 낼 때 이를 확산시키는 두 가지 차원에서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인류는 처음으로 로봇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와 100세 이후의 삶에 직면했다. 제조업도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를 잃어 간다. 고용시대 종말이 예상된다”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격변기에 수명 연장 등으로 일자리가 크게 줄 것을 우려했다.

김 의장은 또 우리 사회에는 청년이 겪는 아픔과 좌절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가 미비하다고 지적하고 “직업 하나 가지고 평생 일하는 시대는 끝났다. 제2, 제3의 직업으로 돌파구가 필요한데도 우리 사회는 대비를 전혀 안 했다”면서 “빠른 행동으로 문제 해결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그는 “`흙수저` `헬조선` 등 아픔과 좌절의 목소리가 많이 들린다”면서도 “언제나 위험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길을 찾았다. 앞이 보이지 않는 암흑의 시대에 반드시 길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 해결 방안으로 `업(業)` 개념을 제시했다. 업은 좋아하고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뜻한다. 하나의 직업과 직장이 불가능하다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캠퍼스는 청년이 `업`을 찾는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김 의장은 “창업 역량이 있는 사람은 소수에 국한된다”면서 “스타트업 캠퍼스는 그보다 넓은 범위의 사람을 돕기 위해 업을 시작하는 교육기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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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캠퍼스 총장 취임식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왼쪽에서 다섯번째)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왼쪽에서 여섯번째)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김 의장은 검색 서비스 활성화로 지식 전달 교육은 의미를 잃었다고 보고 “지식을 습득하는 것으로는 직관이 안 생긴다. 경험에서 생긴다”면서 “지식 조합 속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미래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카카오의 온·오프라인연계(O2O) 사업 지속 여부와 관련해 “O2O 사업은 일종의 투자”라면서 “실적 회복은 천천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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