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지정맥 인증시스템, 中 병원·철강 업계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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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맥인식은 위·변조 불가능하고 정확도가 높아 본인인증 수단으로 급부상했다. 코리센 직원들이 지정맥 인식 결제 POS를 시연하고 있다.

국산 지정맥 인증시스템이 중국 병원과 철강 업계에 적용될 전망이다. 손가락 마디 부분에 있는 지정맥은 위·변조가 어렵고, 인식률이 높아 안전하고 편리한 생체인증 기술로 꼽힌다.

코리센(대표 오석언)은 중국대의만병관리협회와 중국강철공업협회에 지정맥 인증시스템을 설치했다고 26일 밝혔다.

만병관리협회는 암, 성인병 등 모든 병을 관리하는 곳이다. 중국 내 명의와 병원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협회에서는 시범 사용을 거쳐 병원 출입 관리와 환자 이력관리 시스템에 적용할 예정이다. 병원에서 지정맥으로 환자 이력을 관리하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같은 전염성 질병도 초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강철공업협회는 중국 내 철강업체가 회원사다. 철강 생산량이 연간 100만톤 이상인 기업이나 이에 상응하는 가공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2014년 기준 산하 회원사만 315개에 달한다. 협회에서는 현재 출입·근태관리와 PC문서 관리 등으로 지정맥 인식시스템을 테스트 중이다.

코리센은 오는 7월까지 테스트를 마치고 본계약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정맥 인식시스템은 근적외선으로 손가락 내부 혈관 패턴을 촬영, 본인 여부를 식별한다. 혈관 속 산소가 빛을 흡수하는 원리를 이용했다. 혈관에 피가 흘러야만 인식하기 때문에 위·변조 자체가 불가능하다.

오석언 코리센 대표는 “지정맥은 유사 패턴이 1억명에 한 명꼴 정도로 개인화돼 있고 손가락 내부 혈관이라 패턴을 알 수도 없다”고 말했다.

본인인증 방법도 쉽다. 손가락 끝 부분만 갖다 대면 된다. 열 개 손가락 중 원하는 것을 쓸 수 있다. 손가락 옆면까지도 인식 가능해 인증 수단이 최대 30개에 달한다. 홍채처럼 한번 유출되면 다시 쓸 수 없는 기존 생체인증과 달리 계속해서 사용 가능하다.

손가락 마디 부분만 인식하기 때문에 인식시스템 크기를 줄일 수 있다. PC나 노트북PC, 스마트폰, 도어락까지 활용 범위가 넓다.

코리센은 충전 가능한 휴대형 인식기도 개발해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동해 쓰도록 했다. 인식기로 촬영한 패턴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은행이나 인터넷 쇼핑몰 결제, 보험 계약서 작성 등에 적합하다.

코리센 제품은 한국원자력연구소와 부산대학교병원 등 국내 100여곳 기업과 기관에 설치되면서 일본 업체가 주도하는 지정맥 인식시스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코리센은 일본 업체가 가진 150여개 특허를 피한 것은 물론이고 국내 특허까지 획득했다.

인식 속도를 경쟁 제품 10분의 1 수준으로 단축한 것도 장점이다. 1초면 촬영에서 인식, 판별까지 끝낸다. 최대 2만룩스(Lux) 밝기에서도 판별 가능해 실내뿐만 아니라 외부 출입문에도 사용 가능하다. 기존 제품은 판별 한계가 3000룩스 미만이어서 실내서만 쓸 수 있다. 가격은 경쟁 제품 3분의 1 수준으로 낮춰 구입 부담을 덜었다.

오 대표는 “지문이나 홍채는 위·변조 위험이나 인식률 저하 등 제약이 있다”며 “코리센은 일본 선도업체에 비해서는 후발주자지만 그간 제기돼 온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했다”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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