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밸리 성공신화 쓰는 게 꿈이죠.”
오석언 코리센 대표는 요즘 꿈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입가에 걸린 미소가 좀처럼 사라지질 않는다. 개발 기간만 5년 걸린 지정맥 인식시스템을 시작으로 지난해부터 손대는 사업마다 대박을 터뜨리고 있어서다. 지난해에는 셋방살이를 벗어나 가산동 대륭포스트타워 5차에 둥지를 틀었다.
오 대표는 “주말에도 수시로 출근할 만큼 사업이 바빠졌다”며 “그간 고생한 게 헛되지 않았다”고 기뻐했다. 만날 때마다 회사 로고가 새겨진 점퍼를 입고 있을 만큼 회사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코리센이 지정맥 인식시스템 개발에 나선 것은 2008년부터다. 그동안 해왔던 지문과 홍채 인식 사업은 바로 접었다. 지정맥이 모든 면에서 지문과 홍채를 앞선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지문이나 홍채와 같은 생체인식은 한번 유출되면 평생 사용할 수 없다”며 “지정맥은 복사가 불가능하고 사용법도 간편해 가장 강력한 본인 인증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오 대표가 G밸리에 입성한 것은 2013년이다. 지정맥 인식시스템 개발을 끝낸 직후다. 생산과 판매를 위해 IT 관련 기업이 포진한 G밸리를 택했다.
오 대표 판단은 옳았다. 본격 판매에 나선지 1년만인 2015년부터 새로운 인증 방식으로 언론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올해에는 해외 진출에도 성공했다.
최근에는 SKT와 LPG 원격검침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무선 원격검침 서비스 `스마트 미터 LPG`도 SKT와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샘플 납품 계약도 마쳤다. 이란 수출도 준비 중이다. 주력 사업인 지정맥 인식시스템 후속 작업도 뒤로 미뤄놓을 정도라고 오 대표는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전자여권 외피(e-Cover)도 국산화했다. 한국 여권을 만들 때 더 이상 일본산 제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오 대표는 “2008년부터 시작한 전자여권 외피 조달에 매년 1500만달러이상 외화가 쓰인다”며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일본 제품보다 내구성과 안전성이 뛰어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소식을 들은 국내 한 대기업 제안으로 국내외 전자여권 입찰을 준비 중이다. 해외에서도 선주문이 들어온 상태다.
사업이 커지자 오 대표는 전자여권을 전담하는 별도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본사가 있는 대륭포스트 5차에 사무실을 구입했다. 경기도 부천에 생산공장도 마련했다. 기존 공장까지 더해 공장만 두 곳이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사업 성장세를 고려한 안배도 해놓았다. 연구소와 제조공장에서 잔뼈가 굵었기에 가능했다. 2018년에는 상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IT기업이 몰린 G밸리에서 제조업으로 성공 신화를 써내려 가는 일만 남았다.
오 대표는 “지난해까지는 투자 개념이었고 본격 매출은 올해부터”라며 “아이디어와 기술력, 제조업에서 쌓은 노하우가 코리센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