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온라인 소통매체 `국민신문고` 성과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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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

정부와 국민 간 소통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행정업무 효율성뿐만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의 행정 참여를 좀 더 원활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정부와 국민 간 접촉 방식은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에 따라 획기적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이젠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행정기관을 찾지 않고도 각종 민원과 행정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다양한 정보단말기를 이용해 집이나 사무실, 심지어 이동 중에도 민원을 제기하고 처리 과정을 알 수 있을 만큼 행정기관은 국민 곁에 다가섰고 업무 처리는 편리해졌다. 행정 과정도 투명해졌다.

이런 성과는 ICT 진흥과 이를 생활 각 영역에서 활용하는 정보화 진전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국민신문고`도 그 가운데 하나다. 국민신문고는 행정기관에 민원 신청, 행정 개선 아이디어 제안, 각종 신고와 정책에 대한 의견 제시 등을 할 수 있는 온라인 국민소통 창구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이젠 거대하게 성장했다. 2005년에는 7개 기관을 연결, 12만건의 민원을 처리했다. 지금은 900여개 정부·공공기관을 연결해 연간 190만여건의 민원을 접수·처리하고 있다. 안전, 규제 개혁, 복지 등 주요 정부 포털과도 연계한 범정부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세계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아 구축 이듬해인 2006년에 프랑스 세계전자정부대회(e-Gov)에서 톱10에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2011년 유엔 `공공행정상(Public Service Awards)`을 받았다. 2010년, 2012년, 2014년에는 유엔전자정부 평가 `온라인 참여지수` 부문에서 연속 1위를 달성했다.

국민신문고가 세계에 알려지면서 많은 나라가 대한민국 소통 시스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엔 튀니지 국민과 정부의 관심 속에 무상원조사업으로 국민신문고 구축 사업을 튀니지 현지에서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튀니지는 2011년 재스민 혁명 이후 국민의 정치·사회 참여 욕구는 높아가는 반면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과 시스템이 미흡, 이를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튀니지 정부는 국민들의 민주화, 개방, 참여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유엔이 공인한 우리나라 국민신문고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사업 착수회의에서 튀니지 공공서비스·굿거버넌스·반부패부 장관은 “튀니지에도 부패 신고와 민원 처리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우수한 온라인 플랫폼이 구축되고, 이를 통해 튀니지에 열린 정부가 구현될 것”이라며 신뢰와 기대를 나타냈다.

이 밖에도 최근 인도네시아가 국민신문고 도입 관련 협력 사업을 요청, 필요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이제 국민신문고는 국민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나라 소통시스템 표준으로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열린 정부, 투명한 정부를 구현하는 세계 시스템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국민신문고의 해외 진출 의미는 단순한 기술 시스템 수출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쌓아 온 제도와 경험을 전수함에 따라 그 나라 환경에 맞게 정착되면서 국민 참여와 행정 효율성을 향상시킬 것이다. 국민신문고 시스템 가치사슬은 관련 산업 발전과 행정 효율성 향상, 국민 행정 참여 욕구 충족과 생활의 편리성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국민신문고는 지금까지 국민과 정부 간 온라인 소통 매체로 많은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첨단 ICT와 전자정부 패러다임의 빠른 변화에 부합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고 노후화된 상태다.

국민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채널을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옴니채널로의 개선이 필요하다. 국민의 자발 참여를 통해 정책을 설계하고 실현하는 민·관 협치 소셜 플랫폼 등 미래형 소통 시스템으로 진화시켜야 한다.

이 같은 노력으로 급속히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국민신문고가 국민 온라인 소통 창구 역할을 지속해서 충실히 감당해 나가고, 수출도 더 많이 돼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분출하는 국민의 행정 참여 욕구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행정한류` 확산에도 기여하기를 바란다.

김인수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 iskim62@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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