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호실적 올해는 지속될 듯…전기료 보단 대규모 투자가 큰 변수

한국전력이 전력수급 안정과 연료비 감소에 따른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은 코스피 시가총액 2위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3년 전 3만원선을 넘지 못하던 주가도 최근 6만원선을 돌파해 안착한 모양새다. 관심은 지금 같은 분위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에 모아지고 있다.

한전은 11일 올해 1분기 매출 15조6853억원, 영업이익 3조6053억원, 순이익 2조162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직전분기 대비 모든 부분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7% 늘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1%, 76.8%나 뛰었다. 매출 증가세 보다 이익증가세가 두드러지며 마진구조가 좋아졌음을 확인시켰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6.8%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4.6%, 37.5%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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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빛가람 혁신도시 전경 가운데로 보이는 한국전력 본사

전력 업계와 금융권은 지금 추세가 올해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저점행보가 장기화되고 있고 계속 늘어나는 전력공급으로 구매비는 계속해서 줄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 실적에서 가장 큰 변수인 전기요금 변화도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다. 연료비 인하와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누진제 구간 변경,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와 같은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정부는 전기요금에 대한 변화 계획이 없다는 점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전력업계는 전기요금 인하보다는 일부 추가비용 반영과 투자비 집행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전기요금이 바뀌기보다는 전력시장 유지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비용의 원가 반영과 에너지신산업 육성 지원 비용이 한전 이익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료비 이외 추가비용 원가 반영은 올해 초부터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 발전사 설비투자회수 명분으로 정산하던 용량요금도 일부 인상 검토가 진행 중이며, 신재생에너지 발전의무 비용도 전기요금에 반영해야 한다.

신기후체제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과 배출권거래에 따른 원가상승 요인도 있다. 업계는 전력당국이 지금의 전기요금 수준을 유지해 향후 추가될 원가 반영 요인을 안고가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나주 빛가람에너지밸리 조성과 에너지신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 지출도 중장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전은 6조4000억원을 에너지신산업 투자비로 배정한 상태다. 하지만 실제 집행은 하반기부터 시작하고, 본격적인 투자도 내년에나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관련 지출이 올해 실적에 영향을 주는 것은 미미하거나 없다.

업계는 하반기부터 원가 반영 요인과 지출증가로 한전 순이익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양호한 실적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발전사 경영악화 대책을 검토 중이지만 한전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의 잉여자본흐름이 가능한 선에서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며 “급격한 연료비 상승 변수가 없다면 추가 지출 요인 증가에도 지금 같은 분위기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 분기별 실적 추이 (단위 : 백만원, % / 자료:한국전력)>

한국전력 분기별 실적 추이 (단위 : 백만원, % / 자료:한국전력)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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