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엔 원격진료·드론택배 규제 없다"···朴대통령, `파괴` 수준 규제 개혁 주문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규제 개혁 방식에 대해 `파괴`라는 단어까지 들어가며 획기적 변화를 주문했다. 정부 출범부터 줄곧 선제적 규제 개혁을 외쳐왔지만, 여전히 불필요한 규제가 남아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원격진료·사물 위치정보·드론 택배 등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에 대해서도 특단의 대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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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규제를 없앤다는 것은 그냥 시늉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파괴적` 혁신수준으로 이뤄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야만 세계 경제가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경제 성장을 이룰 수가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필요한 규제 혁파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걸다시피하고 이뤄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세계경제포럼 평가자료를 인용, 우리나라 기술경쟁력이 20위권인데 비해 규제 관련 순위는 100위권으로 뒤처져 있는 현실을 질타했다. 이에 대해 “우리 기술경쟁력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지만 법·제도가 따라주지 못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산업발전 속도가 뒤처질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는 지표”라고 짚었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 산업 규제 현실을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에 비교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일본과 중국은 원격진료나 사물 위치정보서비스, 드론 택배 등 신산업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과감하게 규제를 정비해 허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대부분 금지나 통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적어도 국제기준 정도까지는 규제 혁파가 돼야지 이것도 못하면서 성장과 일자리를 바란다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신산업 투자에 도입키로 한 과감한 `네거티브 규제`가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다음 주 예정된 규제개혁 장관회의에 대비한 신산업 분야 혁신적 규제 철폐 방안 마련도 주문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미세먼지 심각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가족단위 나들이가 많았는데, 미세먼지로 뿌연 도시를 볼 때나 국민이 마스크를 쓰고 외출하는 모습을 볼 때 제 가슴까지 답답해지는 느낌이었다”며 “미세먼지는 국민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중차대한 문제로 국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매일 사용하는 자동차도 미세먼지 원흉이라고 분석되고 있다”며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 저감을 위해 전기차나 수소차 등 미래산업 육성도 당부했다. 또 “과학적 조사활동을 계속 확대하고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종합 마스터플랜도 조속히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오는 13일 신임 3당 원내지도부와도 만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최근 여야 원내지도부가 새로 구성이 됐는데 앞으로 정부와 새로운 원내지도부 간 대화와 타협을 통해 민의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만남을 통해 국민 뜻을 하나로 모으는 소중한 기회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3당 원내지도부 회동과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회동은 민생경제를 중심에 두고 관련 현안을 폭넓게 논의해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줄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자 한다”며 “민생현안이 일순위이고 이 외 김정은 체제 하에서의 북핵 문제, 향후 국회와의 협력 방안, 그리고 여야 당 대표 회동 시기 등이 주요 의제로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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