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몰고 올 또 다른 변화는 듀얼 카메라다. 애플은 올 가을에 내놓을 신형 아이폰에 듀얼 카메라를 탑재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듀얼 카메라가 아이폰 고급 모델에만 적용될 것이란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폰 두 개 모델에 듀얼 카메라를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 모두에 듀얼 카메라가 들어간다는 얘기다.
애플은 카메라 모듈 업체와 이미 계약을 맺었다. 납품은 3분기로 예정돼 있다. 애플이 신형 아이폰을 공개하는 가을 이벤트를 고려한 것이다.
애플이 듀얼 카메라를 채택하는 것은 처음이다. 메이저 스마트폰 회사가 듀얼 카메라를 쓰는 것도 최초다.
듀얼 카메라는 쉽게 말하면 카메라 두 대를 하나로 합친 것이다. 렌즈 두 개로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기 때문에 다양한 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한 예로 듀얼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각각의 렌즈에서 배경과 피사체의 초점을 따로 잡아 화질을 개선할 수 있다.
많은 대상을 담는 것도 가능하다. 120도, 80도같이 각각 화각이 다른 렌즈를 사용할 경우 더 넓은 배경과 더 많은 인물을 찍을 수 있다.
원근감 표현도 듀얼 카메라의 장점으로 꼽힌다. 입체감 있는 사진과 영상 제작에 적합하다.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가상현실(VR)과 맥이 통하는 대목이다.
듀얼 카메라의 부상은 소비자 관점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의 등장일 뿐만 아니라 산업 상으로도 의미가 남다르다. 카메라 모듈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시장 영향력이 큰 애플의 채택은 듀얼 카메라의 확산을 가속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HW) 구성과 기능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듀얼 카메라 모듈 특성상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가격 상승과 함께 마진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듀얼 카메라로 부품 수량은 두 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부품별 사양이 낮아질 수 있어 매출은 50% 안팎의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듀얼 카메라는 말 그대로 HW가 두 개다. 전보다 부품이 2배 늘어난다. 렌즈, 이미지센서 등의 수요 증가로도 이어진다.
이종운 삼성증권 연구원은 “모듈 업체는 평균판매단가(ASP)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 업체인 TSR는 듀얼 카메라 시장 규모가 지난해 1500만대에서 올해 1억6400만대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2015년 1700만대에서 2016년 1억1000만대로 성장을 예상했다. 양사 모두 올해를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