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미리 만난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제2회 대한민국 해양안전엑스포 가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됐다. SK텔레콤과 KT의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구상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자리였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고이득 안테나와 위성통신 기반의 해상안전망을 선보였다. 고이득 안테나는 기존 장비 2개의 송신패스와 2개 수신패스(2Tx/2Rx)를 4Tx/4Rx로 늘린 고성능 안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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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제2회 대한민국 해양안전엑스포가 부산 벡스코에서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진행됐다.

SK텔레콤은 해수부와 공동개발한 고이득안테나를 기반으로 LTE 라우터와 네트워크 간 공유기술(RAN Sharing)을 선보였다. 실제로 부산벡스코 전시장에서 동해상 선박과 PTT 방식 영상통화를 할 수 있었다. 나쁜 기상상태로 약간의 노이즈는 있었지만 기지국에서 72㎞ 떨어져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엔 충분했다. 최대 해상 100㎞까지도 통신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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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고이득안테나를 기반으로 RAN Sharing을 선보였다. 체험 부스에서 기지국에서 72km 정도 떨어진 해상의 선박과 영상통화를 하는 모습.

셀 플랜(Cell Plan)이라는 한국형 해상전파 모델을 적용한 네트워크 최적화 기술로, 해상 100㎞ 커버리지에 최적 통신망 구축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984년부터 쌓아온 이동통신 망 구축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 해상망을 촘촘하게 구축하겠다는 것이 SK텔레콤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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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이내비게이션` 부스 내부

SK텔레콤은 해상안전망을 바탕으로 △해양재난 그룹통신 △스마트 이스케이프 △클라우드 CCTV 등 부가서비스도 마련했다. MWC 2016에서 공개된 바 있는 해양재난 그룹통신은 하나의 단말기에서 여러 단말로 재난 상황을 전달할 수 있는 일대다 통신이다. 멀티캐스트 방식으로 여러 명에게 메시지를 보내도 한 명에게 송신한 만큼 데이터만 소모된다.

IoT 기반 `스마트 이스케이프`는 선박에 탑승하는 사람에게 지급되는 목걸이나 팔찌 형태 안전밴드로 승객 상황을 관제하는 시스템이다. 안전밴드에서 보낸 블루투스 신호로 승객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크라우드(Cloud) CCTV는 블랙박스처럼 선박 상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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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KT SAT의 `이내비게이션` 전시 부스 내부

KT는 위성통신사업자 KT SAT을 내세워 MVSAT을 활용한 `위성 LTE 솔루션`을 선보였다. 위성을 이용해 보다 넓은 범위까지 LTE 커버리지를 확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글로벌 물류 컨테이너 트래킹` 기술을 통해 영국 근처 선박의 위치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기술은 이미 상용화된 상태다. KT는 위성 신호를 LTE로 변환해주는 팸토셀 기반 `LTE SOS` 기술도 어업 지도선에 장착해놨다. 긴급상황시 반경 10km 내 선박들에게 긴급신호를 보낼 수 있다.

국가재난망(PS-LTE 재난망)과 해상 LTE 재난망을 연결한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을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KT의 목표다. KT SAT 관계자는 “올해 11월에는 무궁화 5A호, 내년에는 무궁화 7호를 발사해 커버리지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이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고 세계 표준이 되게끔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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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부스에 전시된 엑스게이트 사의 `LTE VPN 라우터`

삼영이엔씨, 삼성전자, 노키아 등 쟁쟁한 통신장비 기업도 SKT와 KT 부스에서 이내비게이션과 관련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품을 전시했다.

SK텔레콤과 KT 해양안전엑스포 참가는 4월 말에서 5월 초 중 있을 해수부의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제안요청서(RFP)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내비게이션은 통신망과 전자해도를 비롯한 디지털·자동화 기술로 해상 안전운항을 지원하는 종합안전체계다. 해양수산부는 2020년까지 1308억원을 투자해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을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사업 운영을 책임질 총괄기관(사업단)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가, 사업단장에 이한진 단장을 선임했고 본사업 수행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