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애플 어닝쇼크…아이폰 9년 성장세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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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매출 감소는 사실상 `어닝쇼크`나 다름없다. 애플의 분기 매출 감소는 13년 만에 처음이다. 아이폰 역시 2007년 처음 출시된 이후 단 한 차례도 전년에 비해 매출이 감소한 적이 없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지만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상당했다.

애플의 실적 둔화는 예견됐다. 애플 매출의 65%를 차지하는 아이폰 판매량이 지난해 4분기에 정점을 찍은 만큼 당분간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애플도 이를 인정하듯 올 1분기 매출 전망치를 500억~530억달러로 낮춰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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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매출이 감소한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주원인은 △아이폰 6S시리즈 효과 미미 △중국시장 위축 △환율 효과 등이다.

지난해 말 출시된 아이폰6S 시리즈는 전 모델인 아이폰6에 비해 큰 변화가 없었다. 디스플레이 크기가 전보다 훨씬 커지는 모델 변경이 있던 2014∼2015년에는 아이폰 사용자가 앞다퉈 업그레이드했다. 그러나 아이폰6S는 크기와 디자인이 그대로인 가운데 일부 기능만 추가, 소비자 교체 욕구를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결국 애플은 아이폰6S 시리즈 판매 부진으로 지난 1분기에 한정해 지난해 동기 대비 30% 감산하는 등 재고 조정을 진행했다. 이어서 판매가 예상만큼 늘지 않자 감산 기간을 2분기까지 연장한다는 방침을 부품 업체에 통보했다.

애플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 시장 매출 감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애플 중화권 매출은 지난 2015년에 4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1분기에는 지난해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중국 경기가 침체된 데다 품질이 높아진 중국산 제품이 하이엔드 시장을 잠식하면서 아이폰 입지가 좁아진 탓이다. 세계 1위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은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 성장하는데 그쳤다. 그 사이 화웨이는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브랜드로 올라섰다. 화웨이는 시장 점유율 24.4%를 차지하며 22.2%인 애플을 눌렀다. 이 밖에 비보(vivo), 오포(OPPO), 메이쭈 점유율도 일제히 늘었다. 중국 기업이 더 좋고 가격이 저렴한 소비자 입맛을 조금씩 맞춰가면서 아이폰 시장을 잠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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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환율도 한몫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환율이 일정했다면 매출 감소폭이 9%에 그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출 감소 비율 12.8% 가운데 약 4%포인트는 환율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다.

애플 실적 반등은 9월 출시될 아이폰7에 달렸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아이폰에 정통한 궈밍치 KGI증권 연구원은 최근 올해 아이폰이 1억9000만~2억500만대 출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 2억3100만대보다 2500만대 이상 감소한 수치다.

아이폰7는 아이폰6S 시리즈보다 더 얇은 두께, 방수·방진, 듀얼카메라 등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소비자 교체 수요를 폭발적으로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애플의 올 상반기 부진은 삼성, LG 등 국내 제조사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이폰7이 나오는 9월까지 애플이 턴어라운드를 마련하지 못해 국내 업체가 반사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애플 부진은 삼성전자 `갤럭시S7`과 LG전자 `G5`에 희소식”이라면서 “통상 아이폰 출하량은 모델 교체 후 견조했기 때문에 연말께야 애플 판매 부진과 매출 감소가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세계 스마트폰 판매는 7%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역대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용자 1억5000만명이 앞으로 3년 내에 가격이 떨어질 것을 기대하며 스마트폰을 바꾸지 않고 있다.

매출의 65%를 아이폰에 의존하고 있는 애플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마진율도 매우 높은 아이폰 부문의 성장이 벽에 부닥침에 따라 애플이 최근 13년 동안처럼 엄청난 고성장은 어려우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애플은 아이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서비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애플은 앱스토어나 아이튠즈 매출이 아이폰을 판매하는 것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존 기기 사용자를 대상으로 얻을 수 있는 콘텐츠 수익이 점점 늘어 제품 판매량 감소를 만회할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애플이 애플리케이션(앱), 동영상, 음악 등 콘텐츠를 판매해 얻는 서비스 부문 매출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매출 8%에서 올해 1분기 12%로 늘었다. 서비스 부문 매출은 콘텐츠뿐만 아니라 모바일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수익과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 상품보증 서비스 애플케어 가입비 등이 포함된다. 모두 애플 기기 사용자 수가 늘수록 이를 기반으로 부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서비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 콘텐츠 사업은 지금까지 시장에서 저평가됐지만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도했다.

아이폰 생태계가 더 성장하면 애플은 아이튠즈와 앱으로 고수익 서비스 사업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 앞으로 아이폰 판매는 급속히 늘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아이폰 생태계에서 장기 성장 기회를 마련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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