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를 통한 스토리지 시장 패러다임 변화가 현실화됐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기반 스토리지를 대체하기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뒤로하고, 전 산업군에 빠르게 확산된다. 체질개선이 절실했던 스토리지 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했다. 첨단 IT시스템으로 비즈니스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에도 경쟁력을 부여한다.
◇`플래시` 대중화 시작됐다
높은 가격과 기술 성숙도 문제는 플래시가 스토리지 시장에 주류로 자리매김하는 장애물이었다. 삼성전자, 도시바 등 플래시 공급업체가 기술혁신으로 저렴한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출시하면서 시장은 급변했다. 스토리지 업체가 앞 다퉈 관련 제품을 탑재한 스토리지를 내놨다. 중복제거, 압축, 데이터 백업 등 핵심 기술까지 상용화됐다. 가격과 기술 한계를 극복했다.
무엇보다 기업 요구가 컸다. 매년 폭증하는 기업 데이터를 보관, 처리, 분석하기에 HDD 기반 스토리지는 역부족이다. 입출력 속도가 빠른 스토리지가 요구됐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환경이 가속화되며 플래시 스토리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스토리지 시장 절반 이상이 `플래시`
국내 시장에서도 `플래시` 열풍은 거세다. 예상보다 시장 성장은 두 배 이상 가파르다. 시장 주류 플랫폼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 규모는 2605억원이다. 전년대비 48%나 성장했다. 전체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5029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절반(51%)을 넘어섰다.
모든 저장장치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구성한 올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은 단연 눈에 띈다. 지난해 국내 올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은 659억원이다. 2014년과 비교해 76% 성장했다. 한국IDC가 예상했던 규모(309억원)보다 두 배 이상 커졌다. HDD와 SSD를 혼용한 하이브리드 스토리지 시장도 전년대비 40% 성장한 1946억원을 기록했다.
◇주도권 싸움 본격화
올 플래시 스토리지를 중심으로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관련 업체 시장 참여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올 플래시 스토리지 진입기인 2014년에는 퓨어스토리지, 바이올린메모리 등 전문업체가 시장을 주도했다. 지난해부터 EMC,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 넷앱, HP 등 시장 주류업체가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제품 대부분에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한다. 일부 제품군은 올 플래시 스토리지만으로 구성해 시장을 확대한다.
과거 가상데스크톱(VDI), 온라인트랜잭션(OLTP) 등 일부 영역에 국한했던 제약도 사라졌다. 데이터베이스(DB) 등 애플리케이션 단위까지 파고들었다. 영역 파괴가 현실화됐다.
스토리지 업계는 플래시 전략을 가속화하며 체질개선을 시도한다. HDD기반 스토리지 영역에서 고민하던 수익성 문제를 해소한다. 플래시 스토리지를 통한 패러다임 변화로 SW 역량을 확보한다. 단순 하드웨어(HW) 공급업체에서 플래시와 연계한 솔루션, SW 기업으로 재도약 한다.
스토리지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올해가 올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라며 “기술적 차별화가 관건으로 부상하면서, 관련 기업 생존 여부도 올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